중국의 동영상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틱톡 인수전에 뛰어든 미국 기업들이 ‘알고리즘’ 문제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미국 기업 간의 협상에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의 이전 여부가 갑자기 핵심 난제로 떠올랐다. 이는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가 지난달 29일 당국의 허가없이 수출할 수 없는 기술 목록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이날 발표된 수출규제 목록에는 틱톡에 사용되는 데이터 프로세싱, 텍스트 분석, 콘텐츠 추천 등이 포함됐다.
WSJ은 협상 당사자들이 틱톡에 필요한 알고리즘들이 중국 정부의 수출 승인이 필요한 것인지, 그렇다면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를 파악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틱톡 앱의 핵심 알고리즘이 거래에 꼭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기업들로서는 틱톡이 보유한 가치의 상당 부분이 이 알고리즘에 있다고 보는 만큼 중국 정부의 수출 규제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돌발변수 때문에 인수협상이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 기업이 자국 이용자들을 위해 틱톡을 인수해 새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틱톡 인수합병 협상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라클 등이 참여하고 있다. MS는 유통기업 월마트와 공동 인수를 추진 중이며, 오라클은 바이트댄스의 지분을 지닌 여러 투자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트댄스가 오는 15일까지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의 미국 사용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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