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보다 10배나 빠른 계산능력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간 계산기’가 인도에서 등장했다.
CNN은 2일 인도판 기네스북 ‘림카 레코드북’을 인용해 20세 청년 넬라칸타 바누 프라카시(사진)가 지난달 15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마인드스포츠올림픽(MSO) 암산챔피언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23년 역사를 가진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인이 1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라카시의 계산능력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8억6,946만3,853 X 73’ 같은 문제가 주어질 때 일반인들은 계산기를 찾기 바쁘지만 그는 암산으로 26초 만에 ‘634억7,086만1,269’라는 정답을 도출해낸다.
그가 수학에 집중하게 된 것은 어릴 때 당했던 사고 때문이다. 5세 때인 지난 2005년 프라카시는 사촌의 스쿠터를 타고 가다 트럭에 치여 두개골이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의사들이 치료를 해도 평생 인지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말하자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학과 퍼즐에 집중했다. 이후 인도의 각종 산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13세에는 인도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도의 전설적인 수학자이자 세계에서 암산이 가장 빠른 사람으로 1980년에 기네스북에 오른 샤쿤탈라 데비의 기록(28초)을 깼다.
프라카시는 앞으로 다른 대회에 참석해 이름을 날리기보다 인도 어린이들의 ‘수학 공포증’을 없애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8년에는 자선교육단체인 ‘무한을 찾아서(Exploring Infinity)’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는 “시골 학교를 다닐 때 아이들이 ‘곱셈은 덧셈의 반복’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는 수학의 얼굴이 되고 싶지 않다. 대신 수학 공포증에 맞서는 얼굴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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