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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있잖아]풀링 검사 → 선별 검사

⑫·끝 코로나19 의료용어

언어는 일종의 유기체다. 사회 환경과 조직 구성원들의 관념이 변할 때마다 언어도 함께 변한다. 특히 국경을 넘어서는 큰 변화가 생길 때면 낯선 언어의 침투까지 발생한다. 그래서 올해 그런 식의 언어 변화가 유독 많았다. 연초 갑자기 들이닥친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함께 낯선 단어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대체할 수 있는 우리 말이 있다면 널리 퍼지기 전에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의료계가 바이러스에 대응하듯,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외래어 대응에 유례 없이 신속하게 나서고 있는 이유다.

국립국어원이 마련한 코로나 시대 대체 의료 용어는 뭐가 있을까.

먼저 풀링(pooling) 검사에 대해서는 취합 검사 또는 선별 검사로 바꿔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여러 사람에게서 검사 대상물을 채취한 후 모두 섞어 한꺼번에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그 결과가 양성이 나오면 검사 대상자들을 개별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인데, 처음 듣는 사람은 좀처럼 단어의 뜻을 추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순화 대상으로 지목됐다. 코로나 검사 과정에서 의료진의 감염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글로브 월(glove-wall)은 의료용 분리벽으로 순화할 것을 권했다. 역시 검사 과정에서 감염을 막는 방법인 윈도 스루(window through) 검진은 ‘투명창 검진’,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진은 ‘승차 검진’으로 바꿔 사용하자고 제안했다. 투명창 검진은 의료진이 창문을 통해 외부에 있는 검사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고, 승차 검진은 검사 대상자가 차에 탄 채 검체를 채취 받는 방식을 말한다.



영어가 아닌 한자어 중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체어가 마련된 사례가 있다. 집단에서 처음 병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를 뜻하는 지표환자(指標患者)의 경우 누구나 이해 하기 쉽도록 ‘첫 확진자’로 바꿔 사용하는 게 낫다고 국립국어원은 밝혔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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