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에 있는 한국기원이 경기 의정부시에 새 둥지를 튼다. 경기도는 의정부시와 함께 경기북부지역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400억원을 들여 바둑전용경기장을 건립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3일 경기도청에서 임채정 한국기원 대표, 안병용 의정부시장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기원 이전 및 바둑전용경기장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바둑경기장 건립과 관련한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의정부시는 부지와 재원을 확보해 바둑경기장을 건립한다. 한국기원은 서울 성동구에 있는 본원을 의정부시로 이전하고 각종 대회를 의정부시 바둑경기장에서 개최한다. 또 주민 여가생활 향상을 위한 바둑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의정부시는 호원동 403번지 일원 옛 기무부대 터에 400억원(도비 50억원 포함)을 들여 국내 최초의 바둑전용경기장을 짓기로 했다. 경기장 규모는 지하 1층·지상 4층(면적 1만2,597㎡)이다. 대국장과 관람실, 교육장과 전시실, 대국 중계 미디어실이 들어선다.
한국기원은 지난 1994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성동구로 본원을 옮겼으나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으로 인해 이전을 추진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로 이전을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의정부시는 지난해 10월 전담팀을 구성해 유치를 추진했고, 한국기원은 지난 4월 본원을 의정부시로 옮기기로 확정했다. 의정부시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한국기원 이전과 바둑경기장 건립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했으며 현재 중앙투·융자심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기본·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친 후 2022년 5월께 착공, 이듬해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이 지사는 “한국기원이 의정부로 이전하면 도내 남북 간 불균형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자라나는 꿈나무들한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도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 자랑할 만한 문화이자 스포츠인 바둑 진흥을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본원 이전은 한국 바둑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역사적인 일”이라며 “경기도와 의정부시의 배려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시장은 “중국·일본의 프로기사들이 방한하면 한국기원이 아닌 호텔에서 바둑을 둘 만큼 시설이 열악하다는 얘기를 듣고 본원 유치를 추진했다”면서 “한국 바둑의 얼과 기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본원 건립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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