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19년째 법정길 걸어온 '베테랑 판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담당 재판부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로 정해진 가운데 재판장 임정엽(50·사법연수원 28기) 부장판사의 이력에 관심이 쏠린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의 무작위 전산배당 결과 형사합의25-2부(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을 포함한 삼성 고위관계자 11명의 부정승계 의혹 사건을 담당하게 됐다. 재판장은 임 부장판사가, 주심은 권성수 부장판사가 맡는다.
지난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임 부장판사는 2002년 수원지법에서 ‘판사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서울서부지법, 창원지법, 서울고법을 거쳐 광주지법 부장판사로 발령이 났다.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근무한 뒤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19년째 판사 생활을 이어온 베테랑이다.
세월호 선장에 중형 선고…우수법관 선정되기도
임 부장판사는 광주지법에 재직 중이던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이준석 선장 등 사건의 1심 재판장을 맡았다. 그는 이 선장에게 유기치사상죄 등으로 징역 36년의 중형을 선고했지만 검찰이 주장한 살인죄를 인정하지 않아 유가족의 반발을 샀다.
다만 당시 임 부장판사는 유가족과 검찰 측이 진술할 기회를 충분히 주고 양쪽 모두의 입장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 호평도 받았다. 세월호 1심이 끝난 후 그는 재판 과정의 뒷이야기를 담은 ‘세월호 사고 관련 제1심 재판 백서’를 작성해 남기기도 했다.
같은 해 말 임 부장판사는 광주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 9명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조국 부인 정경심 재판도 맡아…막바지 단계
임 부장판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의 재판장이기도 하다. 약 10개월째 정 교수의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다뤄온 이 재판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정 교수 재판에 끝이 보이는 만큼 임 부장판사를 포함한 재판부는 머지않아 이 부회장 등의 부정승계 의혹 재판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정승계 사건의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1일 이 부회장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옛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이영호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등 10명도 함께 기소됐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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