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미안합니다’라는 사과문을 올려 비판과 불만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당정 합의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하면서도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이 대표와 선두 경쟁을 벌이는 이 지사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라는 표현을 쓰자 차별화 전략의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대응을 자제했으나 일부 관계자는 “정치적 메시지를 납득할 수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당초 전 국민 1인당 30만원씩 지원을 주장하다가 전 국민 10만원씩 지급으로 한발 물러섰고 결국 여권 지도부의 결정을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지사는 한때 “재난지원금을 30만원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로부터 ‘책임 없는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와 가깝거나 친문(親文) 성향이 강한 인사들은 선별 지원론을 역설했다. 친문 세력인 신동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지사를 겨냥해 “왜 미련을 못 버리나”라며 공격을 퍼부었다. 반면 이 지사와 가까운 인사들은 ‘전 국민 지원론’에 힘을 실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로 서민과 청년들의 고통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여권 인사들이 재난지원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권력 싸움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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