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개원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산업 생태계와 일자리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정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인이자 벤처기업을 운영한 필자의 눈에 대한민국은 멈춰버렸다. 한국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계소득은 직격탄을 맞았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걷어내면 소득격차는 더욱 심화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세금으로 만들어낸 단기 알바는 양질의 일자리를 감소시켰다. 국민의힘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4년간 지출한 일자리 예산이 80조 원인데 실업률은 4%이고 기업당 일자리 증가 효과는 0.036명에 그쳤다. 19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한국판 뉴딜’도 ‘제2의 세금주도성장’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정부가 우격다짐으로 고용을 창출하려다 보니 내놓은 허울뿐인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미래산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미래산업 정책은 명확한 목표와 대상 없이 전 분야에 걸쳐 포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현장의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위스 UBS가 조사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별 적응력 순위에서 한국은 주요 45개국 중 25위에 머물렀다고 하니, ‘IT·과학기술 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이다.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국민과 기업이 먹고 살 수 있는 문제 해결, 바로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특위 주관으로 지난 1일, <대한민국이 멈춰버렸다! 미래의 주인은 누구인가?> 비대면 토론회를 개최했다. 결론은 세 가지였다. 첫 번째, 스마트폰 일상화로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가 등장했고, 코로나19로 언택트 사회로의 전환이 촉진되면서 인류의 모든 행위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한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 산업 생태계 변화에 따라 사라지는 기존 일자리와 새로운 일자리 간 균형 마련, 마지막으로 규제혁신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래의 주인은 누구인가? 혹자는 ‘혁명의 본질은 주인이 바뀌는 것’이며, 기존 세력이 도전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도태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사람이 답이다. 빅데이터와 AI, 사물인터넷 등 새 시대의 흐름은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 당부한다. 정교한 미래예측 없는 무분별한 현금 살포는 국가재정을 거덜 내고 국민에게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다. “기업에는 규제혁신, 국민에게는 좋은 일자리”라는 당연한 명제 아래 모든 국민이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불확실성에 도전하고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것이 제대로 된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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