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라윤 작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들이 있는 중환자실에서 일한다. 질긴 투병 끝에 회복해 일반병실로 가는 환자도 있지만 의식이 없는 채로 들어왔다가 생명의 신호가 완전히 끊기고 가족들의 오열 속에 죽음을 맞는 환자도 부지기수다. 환자들이 삶의 세계로 넘어오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간호하지만 그 간절함이 깊을수록 사망한 환자의 텅 빈 병상을 바라보는 일은 점점 고통스러워진다. 오래 일하려면 살아남으려면 그 죽음들에 일일이 흔들리지 말아야 하지만 이내 한 사람의 죽음에 무덤덤해지는 자신이 ‘괴물’ 같아서 간호사는 또 뒤척인다. 결국 그가 찾아낸 일과 삶의 좌우명은 ‘무너지지도 무뎌지지도 말자’는 것이었다. 매일 덮쳐오는 슬픔과 패배를 정확히 받아들이되 그에 매몰돼 붕괴되지 않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가 우리 주변을 맴돈다. 우리는 지금 각자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협은 물론 일상과 경제, 멘털의 붕괴에 맞서 싸우는 중이다. 당신의 건승을 기원한다. 무너지지 말고, 무뎌지지도 말고. /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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