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프로게이머에게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함께 징역 1년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1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 이정민 부장판사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전 프로게이머 윤모(20)씨에게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윤씨는 지난해 옛 연인인 피해자와 다시 만남을 시작하던 중 잠든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만지고 잠에서 깨 밖으로 나가려는 피해자를 다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씨의 변호인 측은 공판 과정에서 “사건 당일 피해자에게 ‘스킨십을 하지 않겠다’고 한 사실이 있지만, 자신의 팔을 베고 잠이 든 피해자를 보고 사랑스러운 마음에 범행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와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아 사실상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로 가중처벌을 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룸카페에 들어가기 전 스킨십을 거절한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했음에도 잠든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고 잠에서 깨 밖으로 나가려는 피해자에게 기습적으로 강제추행까지 저질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행한 정도도 가볍지 않아 문제가 되지만 그 이후에 피해자에게 가해진 2차 피해 정도가 다른 사건에 비해 특히 더 무겁다고 봐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윤씨는 “제 입장에서 주장을 사람들에게 말하다 보니 2차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그의 부모님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씨는 한 유명 게임의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다 지난해 6월 피해자가 트위터로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소속 팀에서 방출됐다. 윤씨는 폭로 직후 잘못을 인정하는 입장을 밝혔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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