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카투사(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 비하’와 ‘포털 외압’ 논란 등 당내 의원들의 잇따른 설화(舌禍)에 대해 “조금 삐끗하면 그것이 큰 뉴스가 되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의원들에게 신중한 처신을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화상 의원총회에서 “지난 몇 달 동안 경험한 것처럼 정치가 잘하면 그냥 당연한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최근 민주당 의원 개개인의 언행으로 인한 비판 여론이 민주당 전체로 확산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카투사 비하’ 논란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사과 입장을 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현역 장병들과 예비역 장병의 노고에 늘 감사한 마음”이라며 “또한 카투사 장병들의 국가에 대한 헌신에 대해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번 일로 상처를 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적었다. 전날 우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카투사는 육군처럼 훈련하지 않는다. 그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어디에 있든 다 똑같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카투사 예비역들은 “오늘 발언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포털 압력’ 논란에 휘말린 윤영찬 의원 역시 사건 발생 하루 만인 9일 “엄밀한 자세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의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털 사이트인 카카오를 압박하는 듯한 문자를 보내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이후 이 대표는 “어제 우리 당 소속 의원이 국회 회의 중에 한 포털 매체 관련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며 “저를 포함해 모든 의원이 국민들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김남국 의원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의혹을 추궁하는 야당을 향해 “이번 공격은 국민의힘에 군대를 안 다녀온 분들이 많아 그런 것으로 간주하겠다”며 “군대를 갔다 왔으면 이런 주장을 못한다.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니까”라고 반박해 논란을 야기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 미필자가 34명으로, 국민의힘 미필자인 12명보다 많은 점을 언급하며 “군 미필자가 유독 많음을 드러낸 집권당에서 군대 비평까지 나섰다”고 꼬집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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