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기 위해 충북 청주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찾았다. 대통령이 장·차관에 대한 임명장을 청와대 밖에서 수여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파격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야전 사령군’인 정 청장과 다음날 출범하는 질병관리청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일 매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장관급에게는 대통령이 임명장을 줬지만 차관급의 경우 국무총리가 대신 전달해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3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5월 유연상 경호처장에게 문 대통령이 직접 임명장을 주기는 했으나 이런 사례는 소수에 그쳤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질병관리본부를 깜짝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제 때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질본 관계자들을 위해 ‘갈비찜 밥차’를 제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청장의 보고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정 청장 특유의 차분한 전달력과 업무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임명장 수여식 후 꽃다발과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하패를 건넸다. 꽃다발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알스트로메리아, ‘감사’를 상징하는 카네이션, ‘보호’의 뜻을 담은 산부추꽃 등 세 가지 꽃으로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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