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각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물러난 뒤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것이란 오해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베 총리 후임으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같은 한자 성을 쓰는 민주당 소속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로 인해 일부 중국인들이 혼동을 일으킨 것이다.
간 전 총리, '무파벌' 스가에 "동료 없어"
아에라는 “스가 장관과 간 전 총리가 성의 한자가 같다는 인연이 있다”면서 스가 장관에 대한 간 전 총리의 생각을 소개했다. 간 전 총리는 스가 장관에 대해 “개인적인 능력은 인정하지만 총리가 되려면 동료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그는 동료를 만드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가 총리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의 장치가 성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차기 총리 선출 과정에서 ‘킹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는 니카이 간사장의 역할이 없었다면 스가 총리가 후임이 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다. 스가 장관은 파벌 정치가 심한 자민당에서 무(無)파벌인데 이를 동료가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간 전 총리는 스가 장관이 아베 총리를 둘러싼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스가는 아베 정부의 관방장관으로서 7년 8개월 동안 거의 모든 정책에 관여해왔다”면서 아베 총리를 둘러싼 모리토모학원·가케학원 스캔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아베 총리 부부는 모리토모학원, 가케학원 등 사학재단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간 전 총리는 “아베 총리와 함께 스가 장관이 공문서 조작을 추진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모리토모학원 스캔들 당시 재무성은 공문서를 조작했는데 스가 장관도 여기에 관여했을 것이란 얘기다.
"아베, 코로나 검사 확대 빨리했어야"
간 전 총리는 현재 야당 신세인 민주당이 정권을 탈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좋은 타이밍에 야당 재편이 이뤄졌다”면서 “새 야당의 당수와 스가 총리를 수장으로 한 정권을 놓고 겨루는 선거가 머지않은 시기에 다가올 것이다. 야당에게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자민·공명당 연립 정권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되는 일본의 통합 야당 대표로 에다노 유키오 입헌민주당 대표가 이날 선출됐다. 통합 야당은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이 통합하는 신당에 일부 무소속 국회의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결성되며, 149명 의원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창당 대회는 오는 15일에 열린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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