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농구팀 감독 강동희가 과거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눈물로 사죄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인터뷰게임’에는 강동희가 출연해 승부조작 심경을 밝혔다.
굳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선 강동희는 “과거 농구선수였고, 프로농구팀 감독이었다. 평생 코트 위에서 살았던 저는 저의 잘못으로 인해 농구 코트를 떠나야 했다”며 “당시 저로 인해 상처받은 팬들, 가족들, 지인들 그리고 저를 믿고 따라왔던 동부 선수들. 제가 지켜주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뒤늦게나마 사죄와 용서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운을 뗐다.
강동희는 선수시절 탄탄한 기본기와 기술을 앞세운 ‘코트 위의 마법사’로 활약했다. 은퇴 후에도 강동희는 프로농구 동구 감독으로 데뷔,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그는 2011년초 프로농구 4경기에서 벤치 멤버들을 투입해 경기를 조작하고, 브로커에게 4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10월과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강동희가 지난 2013년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소식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그는 프로농구계에서 영구 퇴출당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 다시 서는 걸 상상도 못 해봤다”며 “죄송스런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9년 전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강동희는 “지난 2011년 2월 즈음이었다. 순위가 결정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시점이었다. 그때 오래된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길래 예정대로 주전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돈을 줬고, 내가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거다. 그 돈을 받으면 안 되는 거였다. 그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자 핵심이다. 큰 잘못을 한 거다”라며 고개 숙여 고백했다.
강동희는 과거 승부조작으로 인해 농구계를 떠났고 이후 그는 지난 8년이라는 세월을 감옥에 갇힌 것처럼 살았다. 농구인들에게는 그의 일은 금기어와 같았다.
서장훈은 당시 상황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후배들이 처음에는 형님이 절대 그럴 리 없다, 뭔가 잘못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결과가 그렇다라고 얘기하니까 그다음에는 실망한 것도 있고, 걱정도 되고, 다 거의 저랑 비슷한 생각이었을 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건을 굳이 얘기를 하면 너무 괴로우니까 애써 다들 피하지 않았나 싶다. 일부러 모른척하고 그랬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장훈은 “어찌 됐든 형님이 계속 이렇게든 저렇게든 노력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동희에게 ‘인터뷰 게임’을 제안한 건 허재였다. 허재는 “형으로서 너무 답답했다.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4~5년은 그러고 다니더라”라며 “모든 걸 털어놓고 같이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면 되게 좋을 것 같았다”고 신청이유를 밝혔다.
오랫동안 대인기피증을 겪던 후배를 불러내기 위해 강동희 몰래 ‘인터뷰 게임’을 신청한 허재. 그는 강동희에게 “미안함 마음을 가진 분들을 찾아가서 ‘이거는 정말 잘못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송 내내 강동희는 가족, 선생님, 동료 등 주위 사람들을 찾아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