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320번(부산진구)과 336번(부산진구), 339번(북구) 확진자는 모두 택시운전사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339번 확진자는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320번과 336번 확진자는 각각 4일과 5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경로는 불분명한 339번 확진자는 감염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5일부터 8일까지 운행해 승객 접촉자는 44명으로 집계됐다. 시 보건당국은 이 중에서 25명의 연락처를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19명에 대한 연락처는 현재 파악 중으로, 이들의 택시 이용 시간과 동선을 시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택시 운행 시간과 동선을 보고 본인이 해당하면 보건소에서 상담을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시 보건당국이 339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한 승객 44명은 모두 카드 결제를 한 시민으로, 현금을 낸 승객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339번 확진자는 산소 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태가 위중해 면담 조사가 어려운 형편이어서 GPS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회사 관계자와 동료 등과의 접촉 여부를 알아내려고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이날 339번 확진자의 가족 1명(343번)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320번 확진자의 택시를 탄 승객은 1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9명은 연락을 받고 검사한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명은 연락을 시도하고 있다. 336번 확진자의 승객 접촉자 30명 중에서는 26명이 검사를 받았고 4명에게는 연락을 취하고 있다.
320번과 336번 확진자의 접촉자 승객은 택시요금 카드결제 정보를 통해 파악한 것으로, 현금을 내고 탄 승객을 모두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택시 2대 중 1대는 침수로 인해 폐차 중이며 또 다른 한대는 사흘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블랙박스 기능 때문에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
320번 확진자는 현금을 낸 승객은 없다고 진술했지만 336번 확진자는 현금 결제와 관련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결제 내역과 운행 기록 등을 가지고 접촉자를 파악할 수밖에 없어 현금을 낸 승객을 찾는데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특히 320번과 336번 확진자는 서울 방문 이력이 있는 307번(동구) 확진자를 태우고 운행한 5분 안팎의 시간 만에 감염됐다. 이들 택시운전사는 모두 마스크도 착용한 상태여서 시 보건당국도 이례적인 사례라고 했다. 시는 감염력을 지닌 307번 확진자가 좁고 환기가 되지 않은 택시를 타면서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시 관계자는 “이들 택시운전사의 접촉력은 승객 외에는 없다”며 “파악되지 않은 접촉력이 있는지 GPS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별다른 접촉이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택시로 인해 n차 연쇄감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택시의 특성상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데다가 좁고 밀폐됐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택시를 이용할 때 대화를 삼가고 마스크 착용과 환기를 꼭 해달라”며 “정확한 역학조사를 위해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