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해안에서 역대 최악의 산불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금융시스템 붕괴를 가져와 대형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기후변화 관련 특별 소위원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미국 금융시스템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정부 기관이 기후가 미국 금융시스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첫 보고서다. 기후변화 관련 소위원회에는 씨티그룹, JP모건, 뱅가드 등 금융기관들과 카길과 같은 곡물회사, 에너지 회사 코노코필립스, 환경단체 등이 들어가 있다.
소위원회를 소집한 로스틴 베남 CFTC 위원은 “기후 변화는 물리적인 파괴와 인명 피해뿐만 아니라 금융 시스템과 장기적인 경제 성장에 중대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소위원회 위원장인 전 골드만삭스 임원 밥 리터만은 “현재 금융 시장은 기후 위험에 대한 가격을 책정하지 않는다”며 “금융 시장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이 같은 근본적인 결함이 해결될 때 까지는 자본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핵심 메시지는 미국 금융규제당국이 기후변화가 미국 금융시스템에 심각하고 새로운 위험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하며, 이러한 위험을 측정하고 해결하기 위해 빠르고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미국 금융규제당국과 의회가 기후변화로 인한 금융위기를 예방하기 위해 체계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사들의 기후 관련 공시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으며, 연기금과 퇴직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시 기후 관련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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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와 오레곤주, 워싱턴주 등 3개 주에서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커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에서도 기후 변화로 인한 재해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을 경시해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11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 협약인‘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 바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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