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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듯한 통증’ 대상포진…양·한방치료 병행해볼까?

진통제로 조절 안되는 통증·만성 신경통

침·약침·뜸·한약으로 지속기간 단축·예방

# 50대 여성 K씨는 세 번째 재발한 대상포진의 심각한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대상포진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수포가 다 사라져도 통증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기 때문이다. 진통제를 복용하고도 통증이 줄지 않아 한방병원을 찾았다. 침과 뜸·한약 치료를 받았더니 쑤시는 통증이 줄어들어 잠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전보다 수포도 빨리 사라졌다.





◇잠복 수두 바이러스, 면역력 떨어지면 재활성화

대상포진은 피부에 수포가 무리지어 발생하고 발진과 함께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수두 바이러스가 피부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돼 발병한다. 과로·스트레스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 고령의 나이에 발생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으로 건강보험 진료받은 환자(74만4,516명) 4명 중 1명(19만7,693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전체 진료인원의 61%가 여성으로 남성의 1.5배에 이른다.

대상포진의 가장 고통스러운 증상은 통증. 급성기에는 쑤시는 통증부터 불에 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피부가 옷에 스치는 것 만으로도 통증이 유발되는 때도 있다. 또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만성 통증이 발생하는 ‘포진 후 신경통’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환자 3명 중 1명에서 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며 이 중 30%는 1년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빠른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급성기부터 한방 침·뜸 치료를 병행할 경우 통증 감소는 물론 치료 이후 발생하는 만성 통증 등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침·뜸 치료 10일 병행 땐 통증 지속기간 7일 단축

대상포진의 극심한 통증은 일상생활이나 수면에 지장을 초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때문에 통증 조절과 포진 후 신경통 발생 억제가 치료의 주요 목표. 양방에서는 바이러스 증식·확산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통증 조절이 어려운 경우 마땅한 해결방법이 없어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이럴 때 적용할 수 있는 게 바로 한방치료다.



한방치료의 통증감소 효과는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돼 왔다. 급성기 대상포진 환자에게 10일간 침과 뜸 치료를 하면 표준 양방치료만 받은 환자에 비해 통증 지속기간이 7일, 수포·발진 회복이 3~4일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 용담사간탕과 같은 습열 치료 한약을 복용하면 포진 후 신경통 발생률을 7분의1로 낮출 수 있다. 신경차단술 등으로도 호전되지 않는 60세 이상의 포진 후 신경통 환자에게 계지가출부탕 가감을 3개월 사용해 76%의 통증 호전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저하된 회복력 올려 후유증·재발 방지 도와

한방치료는 대상포진의 급성기와 치료 이후 후유증 발생 시 모두에서 통증 조절에 효과적이다. 면역력이 많이 저하돼 재발하거나 통증이 오래 가는 환자에서는 개인 치유력 강화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한방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다.

대상포진의 급성기에는 양방 표준치료인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자가치유력을 높일 수 있는 한약을 복용하면서 매일 또는 격일로 통증을 완화하는 침과 뜸 치료, 항염증 작용을 하는 소염약침과 외용 한약 습포를 병행하면 수포를 빠르게 가라앉히고 통증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상포진은 통원치료를 하지만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병변 부위가 너무 넓어 이차감염이 우려되면 입원해 집중치료를 받는 게 좋다. 피부 병변이 모두 회복되고 나서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포진 후 신경통 진단을 받았다면 신경 기능의 회복을 돕는 봉독약침, 미세순환 개선 효과가 뛰어난 부항 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강민서 교수는 “대상포진은 만성적인 신경통을 남기지 않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며 “침·뜸·한약 등 다양한 한방치료를 통해 저하된 회복력을 올리는 것이 병의 치료 뿐만 아니라 이후 후유증·재발 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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