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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가수] 그냥 아이돌과는 확실히 달라, 오마이걸 유아의 매력은

오마이걸 유아의 첫 솔로 앨범 ‘본 보야지’ /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오마이걸 유아가 솔로 가수로 첫발을 내디뎠다. 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솔로 데뷔하면서 자신만의 색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유아는 독보적이다. 무대 하나만으로 그 모든 것이 설명된다.

7일 공개된 유아의 첫 번째 미니 앨범 ‘본 보야지(Bon Voyage)’는 자연에서 온 야생 소녀라는 콘셉트로,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담았다. 오마이걸과는 확연히 다르다. 일부러 다른 매력을 보여주려 하지 않아도 유아만을 위한, 유아만이 할 수 있는, 유아만의 것이 있다.

타이틀곡 ‘숲의 아이’는 솔로 가수로의 첫 여정을 표현하기에 탁월한 곡이다. 낯선 곳에서 눈을 뜬 정글 소녀가 자신을 찾아가는 내용의 가사는 ‘지금 난 태어나서 / 가장 자유로운 춤을 춰 / 난 춤을 춰 / 나는 찾아가려 해 신비로운 꿈’ ‘길을 잃으면 / 키가 큰 나무에게 물어야지 / 그들은 언제나 멋진 답을 알고 있어’ ‘이제 난 가장 나다운 게 / 무엇인지 알겠어 잘 알겠어’ 등으로 기승전결이 확실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깨우치고 꿈을 향해 뛰어가는 스토리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곡의 전개도 드라마틱하다. 유아는 푸른 들판 위에 뛰노는 정글 소녀처럼 신비롭고 오묘한 목소리와 퍼포먼스로 무대를 숲속 한 가운데로 끌고 간다.

타이틀곡 외에도 수록곡 모두 유아의 강점이 한껏 녹아있다. 퍼포먼스가 장기지만, 오디오만으로도 꽉 찬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매력적인 중저음을 강조한 곡들로 가득하다. 특히 ‘자각몽 (Abracadabra)’은 끝까지 귀 기울이게 하는 힘이 있어 꼭 한번 들어볼 필요가 있다.

오마이걸이 지난 2018년 발표한 ‘비밀정원’의 유아 /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데뷔 5년을 맞은 유아는 오마이걸 내에서도 콘셉트 소화력이 뛰어난 멤버로 알려져 있다. 오마이걸이 ‘윈디 데이(WINDY DAY)’ ‘비밀정원’ ‘불꽃놀이’ 등으로 동화 속 소녀 이미지가 강하기에 자칫 한 가지 이미지로 굳혀질 수 있으나, 유아는 뛰어난 표현력으로 매 앨범 콘셉트마다 제각각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모든 곡에서 다른 사람 같을 만큼 어떤 콘셉트라도 훌륭히 소화해냈다.

댄스 면에서도 무용 전공을 할 만큼 수준급이다. 모든 선이 살아있다고 할 정도로 춤선이 고운 것이 장점이다. 뛰어난 춤 실력 덕분에 오마이걸 활동 외에도 다양한 매력을 보여 줄 기회가 종종 찾아왔다. 그룹이 청순, 발랄한 이미지를 이어가던 때에도 각종 프로그램에서 강렬하고 과감한 퍼포먼스를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해왔다.



춤에 뛰어나다고 해서 보컬을 얕봐서는 안된다. 데뷔 쇼케이스에서 그는 “팀에서 메인 댄서를 맡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퍼포먼스 위주로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노래도 중점적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보컬에 대한 욕심도 있고, 곡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법도 감각적이다.

오마이걸이 지난 4월 발표한 ‘살짝 설렜어’의 유아 / 사진=WM엔터테인먼트 제공


댄스, 보컬, 어느 하나 빠지지 않은 ‘사기 캐릭터’로 불리는 유아가 이 시점에 솔로 가수로 데뷔한 것은 아주 주목할 만하다. 오마이걸은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자신들만의 색깔을 갖춰가며 지난해 ‘퀸덤’을 통해 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유의 서정적인 분위기는 놓치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변주를 주면서 하나의 콘셉트에 묶여 있는 그룹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 과정에서 유아는 마이클 잭슨을 재현한 솔로 퍼포먼스로 무대 장악력을 인정받고 집중 조명 받기도 했다.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오마이걸은 ‘살짝 설렜어’로 데뷔 이래 최고 성적을 이끌어냈다.

사실 유아는 처음 소속사의 솔로 제안을 받고 거절한 과거가 있다. “오마이걸로 함께 활동하는 게 너무 좋고, 또 멤버들이 곁에 같이 있어서 제가 이만큼 했지 혼자서 무대를 하는 건 정말 자신이 없다”는 그는 이 앨범으로 숨겨왔던 잠재력을 드디어 폭발시켰다.

벌써부터 유아의 다음이 궁금해진다. 단순히 잘한다는 느낌이 아닌, 무대를 얼마나 연구하고 오랜 시간 연습했는지 한눈에 보이기에 그 발전 가능성이 누구보다도 무궁무진하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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