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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외교 상담할 것"…日 스가 앞세운 '상왕 정치' 예고

■자민당 14일 총재 선출

스가, 380표 압도적 당선 전망

총재후보 토론서 '칭송 일변도'

"韓 등과 어려운 관계"라면서도

기존 정상외교 노선 계승 피력

아베, 퇴임뒤 영향력 행사할 듯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AP연합뉴스




차기 일본 총리로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아베 신조 총리의 외교노선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아베 총리가 스각 내각에 입김을 넣으며 ‘상왕’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집권 자민당 총재선거가 14일 치러지는 가운데 스가 장관이 압도적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전날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후보 토론회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수완을 칭송한 뒤 “(외교면에서는 아베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는 계속성이 중요하다. 아베 총리의 정상외교는 정말 훌륭하다”면서 “그런 일을 나는 할 수 없지만 내 나름의 외교자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형’ 외교자세를 관철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또 “미일동맹을 기축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중국·한국 등 이웃 국가들과는 꽤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전략적으로 이런 나라들과 확실히 관계를 구축하는 외교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스가 장관이 언급한 한국과의 어려운 문제는 한일갈등의 핵심현안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 소송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7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관계는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으며 6일 “한일 청구권협정이 한일관계의 기본”이라고 산케이신문에 전했다.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아베 정권의 입장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됐다.

스가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방문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초 올해 4월로 예정됐던 시 주석의 일본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연기된 뒤 다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스가 장관은 또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와 관련해 “(해결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적인 장소에서 발언할 수 없는 것이 많지만 무엇이든 대응하려고 노력해왔다. 아베 총리도 가장 섭섭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9일 열린 토론회에서 납북 문제 해결을 위해 “조건을 붙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장관이 아베 내각의 외교노선을 따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아베 총리가 물러난 뒤에도 차기 내각의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11일 ‘올해 말까지는 마땅히 있어야 할 방책을 제시해 일본을 둘러싼 엄중한 안보환경에 대응해가기로 한다’는 내용의 안전보장정책에 관한 담화를 전격 발표했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비롯한 새로운 대응책을 내놓도록 촉구한 것이다. 이는 적이 일본을 공격하려 할 경우 실행 직전에 적 미사일 발사시설 등을 파괴해 일본을 방어한다는 구상이어서 선제공격 논란이 있다. 아베 총리가 퇴임을 앞둔 만큼 이날 담화는 조만간 출범하는 차기 내각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토론회에서 휴대폰 요금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차기 내각 인사와 관련해 “개혁 의욕이 있는 사람을 등용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추가 경제대책을 놓고 “필요하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이 후임으로 유력한 가운데 일본 총리의 뒤를 잇는 자민당 총재는 14일 선출된다. 새로 선출되는 자민당 총재는 16일 중의원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된다. 마이니치신문은 스가 장관이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전체 투표 수의 약 70%를 쓸어 담으며 압승을 거둘 것으로 12일 예상했다. 이번 선거는 당 소속 국회의원(394명)과 전국 47개 도도부현 지부연합회 대표 당원들(141명)이 한 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스가 장관이 자민당 국회의원과 대표 당원으로부터 각각 300표, 80표가량을 득표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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