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의 평화 협상이 12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프간 정부 대표단, 탈레반, 카타르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평화협상 개회식이 도하에서 진행됐다. 도하는 탈레반의 대외 창구인 정치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미국과 탈레반 간 평화협상도 진행됐던 곳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개회식에 참석해 “미래의 정치 체제는 당신들의 선택에 달렸다”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AP통신은 내전 종식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위한 양측의 본격적인 평화협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7월 양측은 파키스탄에서 첫 공식 회담을 열었지만 당시 테러와 탈레반 지도자 사망 사건 등이 겹치며 결실을 보지 못했다.
정전 선언이 최우선 의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번 회담에 많은 난항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종교 국가를 바라지만 아프간 정부는 서구 민주주의 체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정부 권력 분할 형태와 여성 인권 문제, 탈레반 조직원의 정부군 편입 등 여러 사안에서 간극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탈레반 간 평화 협상의 경우 양측의 접촉 이후 1년 반이 넘어서 최종 결실이 나온 것을 미뤄 볼 때 이번 협상도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국토의 95% 이상을 장악했던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두둔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그러나 아직도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의 절반 이상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 정부와 통치 권력을 두고 부딪힐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