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21대 국회에 새로 이름을 올린 국회의원 175명의 평균 재산이 당선 전보다 10억원 가량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재산도 평균 9,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21대 국회 신규등록의원 175명(재등록의무자 21명 포함)의 재산 자료에 기초해 이들의 당선 전후 재산을 비교 분석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18억 1,000만원이던 국회의원 평균 재산은 지난 5월 30일 기준 28억 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 달 평균 2억원씩 증가한 셈이다.
재산이 늘어난 이유로는 보유하고 있던 비상장주식의 가치나 부동산재산 변동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의 부동산 평균 재산은 같은 기간 12억 4.000만원에서 13억 3,000만원으로 한달에 1,800만원 꼴로 증가했다. 다만 경실련은 부동산재산은 임차권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21대 국회 신규 등록 175명 평균 재산 5개월 만에 10억원 증가…상위 3명 평균 442억원=구체적으로 재산 증가액이 평균인 10억원 넘게 늘어난 의원은 15명으로, 평균 111억 7,000만원이 늘어났다. 특히 재산 증가 상위 3명에는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865억 9,900만원 증가),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288억 5,000만원),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172억 4,100만원)이 이름을 올렸다. 전봉민 의원의 재산은 후보 당시 48억원이었으나 당선 이후에는 91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외에도 경실련은 여당인 민주당 소속에는 문진석 의원(37억원), 이광재 의원(12억 5,400만원), 홍성국 의원(12억 2,000만원)이, 야당인 국민의힘 소속에는 이주환 의원(86억 2,800만원), 백종헌(83억 6,900만원), 조명희(23억 6,800만원), 윤주경 의원(20억 1,300만원), 강기윤(18억 6,700만원), 서병수 의원(14억 3,000만원), 조태용 의원(11억 6,100만원), 조수진 의원(11억 5,100만원) 등이 평균 10억원보다 넘게 재산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부
◇부동산 재산 증가 상위 12명, 5개월새 평균 8억원 증가=부동산 재산이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은 60명으로, 이 중 상위 12명이 평균 8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증가액이 큰 의원은 이수진(서울 동작구을) 민주당 의원으로, 실거래한 서초구 아파트의 잔금납부로 17억원 7,6000만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본인 토지 7개 필지와 자녀 주택 1채 등 8건을 추가하며 16억원의 재산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홍성국 민주당 의원, 이광재 민주당 의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홍기원 민주당 의원,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 등도 부동산 재산이 5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낙연 민주당 신임대표 역시 서초구 아파트 매도와 종로구 아파트 매입으로 부동산 재산이 6억 3,500만원 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부동산 재산 누락 논란이 일고 있는 김홍걸 의원의 경우 경실련은 김 의원의 아파트, 상가 등 4채의 부동산 가치가 후보 당시 76억 4,700만원에서 당선 후 81억 6,800만원으로 5억 2,100만원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최근 차남증여로 논란이 된 개포동 루첸하임 아파트는 후보 당시 약 17억원에서 당선 후 5억원 가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 줄어든 의원들도…시가→공시가 또는 고지 거부 등이 원인=경실련에 따르면 재산이 줄어든 의원들도 있었다. 1억원 이상 재산이 감소한 의원은 18명으로, 평균 4억 4,000만원이 감소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후보 등록때 밝힌 19억 6,000만원 상당의 토지 1필지가 제외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배우자가 보유한 복합건물 가치가 후보 당시 27억원에서 당선 후 158억여원으로 늘었다가, 배우자가 보유한 130억원 상당의 토지 2필지가 제외되면서 전체 부동산 재산이 8억원 넘게 줄었다.
또 윤미향 민주당 의원, 김민철 민주당 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등 여야 의원 4명은 후보 시절 공개한 부모재산을 고지 거부해 재산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민석 의원의 경우 후보자 시절 모친이 보유한 양천구 빌라 1채를 시세 3억6,000만원이라고 신고했다가 당선후에 공시지가인 1억6,000만원으로 신고가액을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공직 후보자 당시 등록한 재산신고 내용과 당선 이후 재산을 등록한 자료를 비교하여 일치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해당 의원들이 재산의 누락 및 축소, 추가등록 등에 대해 공개 소명할 것을 촉구한다”며 “부동산 권리변동에 대하여 객관적 자료로 입증하지 못하거나 상식적 판단에 비춰 해명이 사실이 아닐 경우 추가조사 등을 통해 고발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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