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235980)의 면역항암제 ‘백토서팁’은 암세포의 전이를 막기 때문에 암세포 자체를 죽일 수 있는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김성진(사진) 메드팩토 대표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암의 일종으로 희귀 질환인 데스모이드 종양을 치료하기 위해 노바티스의 ‘이마티닙’과 백토서팁의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임상 2상 후 시판허가를 받으면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에 백토서팁 기술수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토서팁은 암의 증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호르몬 ‘TGF-베타’를 억제한다. TGF-베타는 암세포가 많이 분비하는 물질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고 암세포의 전이를 돕는다. 또 혈관 세포를 만들어 영양분과 산소를 암세포로 공급하고 줄기세포 형성을 유도해 항암제에 대한 내성도 일으킨다. 백토서팁은 이 같은 TGF-베타가 분비되는 것을 억제한다.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기 보다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다른 항암제의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TGF-베타를 억제하면 종양의 주변 환경을 조정해 다른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암세포 자체를 죽이지는 못한다”며 “이 때문에 그동안 의약품으로 개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종양 미세환경과 암의 성장 모두 막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백토서팁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드팩토는 이 같은 약물의 특성을 살려 9건의 병용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개발사인 MSD로부터 의뢰받아 2건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세계에서 진행 중인 키트루다 병용 임상 1,500건 중 MSD가 제공하는 임상은 150건에 불과한데 이 중 2건을 우리 회사가 맡고 있다”며 “MSD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도 2건의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메드팩토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임상시험은 암의 일종인 데스모이드 종양이다. 희귀질환인 만큼 임상 2상 결과만으로도 품목 허가 승인이 가능하고, 이 품목허가 승인을 일종의 래퍼런스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 임상 후기 1상의 초기 결과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발표했고, 이 결과를 기반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희귀질환 치료제 신청을 할 것”이라며 “허가를 받는다면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백토서팁 기술을 사가려고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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