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단 한번도 주한미군 지적 안해"

우드워드 신작 '격노'서 밝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회담이나 서신에서 한 번도 주한미군을 문제 삼지 않아 미국은 그가 주한미군 유지를 원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미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작 ‘격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 위원장이 미국 측과의 회담·서신에서 단 한 번도 한국에 주둔하는 3만명의 미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드워드는 김 위원장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원하는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이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에는 또 참모들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반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주한미군 감축을 들고 나온 정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26일 백악관에서 게리 콘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참모들이 반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온 세계가 우리에게서 이득을 취한다”며 “우리(미국)는 누구든 훔치고 싶은 돼지저금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에서 정말 떠나고 싶다”며 “미국은 한국을 북한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 병력 3만명을 주둔시키는 비용을 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방한했을 때 주한미군 수뇌부가 주둔 비용의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부담한다는 점을 설득하려 했으나 실패한 정황도 나온다.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헬기를 타고 오산기지에서 평택의 캠프험프리스로 이동하며 이 기지를 건설하는 데 한국이 100억달러(약 11조8,000억원)를 썼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왜 한국이 전부 부담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험프리스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도중 서울 서초구의 삼성전자 사옥을 보고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삼성”이라는 답이 돌아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내가 말하는 바”라며 “고층건물과 고속도로·지하철을 보라. 한국은 부국이다. 그들(한국)이 전부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별도로 우드워드는 김 위원장이 2018년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에 북한을 처음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책에 밝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