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여권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자신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사과와 관련,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전 전 의원은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들 열만 뿜게 했을 뿐, 사과문은 사과문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추 장관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은 “사과를 할 땐 깨끗이, 단순히 해야 하는데 장애인 남편부터 두 다리 아픈 아들, 삼보일배로 하이힐을 못 신는다는 등 감성 충만으로 도배를 했다”고 지적한 뒤 “뭐든 지나치면 역풍이 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전 의원은 이어 “많은 분이 혹시라도 추 장관이 질기게 버티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는데 그건 좀 힘들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전 전 의원은 또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사병의 실명을 거론해 논란의 중심에 선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볼 것 하나 없는데 ‘황희’란 이름 하나로 당선됐다는 소문이 자자한 분”이라면서 “아무나 국회의원 하는 세상이라지만, 이분은 정말 아니라는 분이 많았다”고 맹비난했다.
아울러 전 전 의원은 “국민을 겁박, 협박하는 못된 버릇을 어디서 배워 써먹는지 기가 막힌다”면서 “우리 국민이 추 장관 아들과 그날 당직사병 중 어느 쪽이 자신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겠느냐. 황 의원은 온 힘을 다해 ‘국민의힘’ 골대에 (공을)골인했다”고 비꼬았다.
전 전 의원은 그러면서 추 장관 아들은 군대를 안 가도 됐지만 갔다면서 지금의 의혹 제기를 추 장관을 향한 ‘정치 공세’로 규정했던 설훈 민주당 의원을 향해 “온갖 거짓말로 점철된 인생인데 이번에도 궤변을 쏟아냈다”고 지적한 뒤 “‘군대에 안 가도 되는데 갔다면 탈영하든, 특혜받든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 국민 혈압 상승으로 세비를 받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앞서 추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올려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추 장관은 이어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실이 밝혀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면서 “아들은 검찰 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논란이 되고 있는 아들의 휴가 의혹에 대해서는 “제 아들은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도 엄마가 정치적 구설에 오를까 걱정해 기피하지 않고 입대했다”고 말한 뒤 “군 생활 중 오른쪽 무릎도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왼쪽 무릎을 수술했던 병원에서 오른쪽 무릎을 수술받기 위해 병가를 냈다”고 상황을 짚었다.
아울러 추 장관은 “병원에서 수술 후 3개월 이상 안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지만, 아들은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부대로 들어갔다. 물론 남은 군 복무를 모두 마쳤다. 이것이 전부”라며 “군대에서 일부러 아프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어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거듭 절차상의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한 “제 남편은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다. 그런데 아들마저 두 다리를 수술받았고 완치가 안 된 상태에서 부대로 복귀했다”면서 “어미로서 아들이 평생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지는 않을까 왜 걱정이 들지 않겠나. 그러나 대한민국 군을 믿고, 군에 모든 것을 맡겼다. 아들은 대한민국의 다른 아들들처럼 치료 잘 받고, 부대 생활에 정상 복귀하여 건강하고 성실하게 군 복무를 잘 마쳤다”고도 썼다.
덧붙여 추 장관은 “거짓과 왜곡은 한순간 진실을 가릴 수 있겠지만, 영원히 가릴 수는 없다. 상황 판단에 잘못이 있었으면 사죄의 삼보일배를 했다. 저와 남편, 아들의 아픈 다리가 국민 여러분께 감추고 싶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고난을 이겨낸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뒤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겠다. 저의 태도를 더욱 겸허히 살피고 더 깊이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한 “검찰개혁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며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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