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이 16일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할지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는 2022년 차기 대선(3월9일 예정)과 지방선거(6월1일)의 시간적 간극이 3개월에 불과한 만큼 동시선거를 통해 비용 낭비와 국론 분열을 막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 의장은 이날 취임 100일 기념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후년 상반기 두 선거가 석 달 간격으로 열린다. 적지 않은 국력 소모가 예견된다”며 “내년에는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해 결론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아울러 “1987년 마지막 개헌 이후 33년이 흘렀다.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력이 정치적으로 타협한 헌법이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개헌론’을 꺼내 들었다. 박 의장은 특히 ‘권력구조 개편’을 강조하면서 “현행 제도 아래서 거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사태를 맞았는데 한두 번이면 사람의 문제지만 예외가 없다면 제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개헌 논의 시기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진 내년쯤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2018년 직접 개헌안을 발의했으나 야당의 호응을 얻지 못해 폐기됐다.
박 의장은 또 “21대 국회에서 세종의사당의 터를 닦아야 한다”며 “국회 사무처는 세종의사당 준비를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했는데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국회 입법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비대면 영상 회의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박 의장은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역사문제, 현실문제의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며 “과거는 분명히 인식하고 거기에 합당한 조치를 내려야 하지만 양국 관계가 더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