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걸프 지역 아랍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및 바레인과 관계 정상화 협정을 체결하면서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이스라엘과 UAE, 바레인 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 서명식을 가졌다. 서명식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압둘라 빈 자예드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 압둘라티프 빈 라시드 알자야니 바레인 외무장관이 참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증인 자격으로 서명했다. 이스라엘과 UAE, 이스라엘과 바레인은 각각 양자 협정을 맺고 이들 3개국은 3자 협정도 체결했다. 협정 명칭은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의 공통 조상인 아브라함의 이름에서 따왔다. 약 4,000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아브라함은 첫 아들 이스마일과 둘째 아들 이삭을 뒀는데 이스마일은 아랍인의 조상, 이삭은 유대인의 조상으로 여겨진다.
1948년에 건국한 이스라엘이 걸프 지역 아랍국가와 수교에 합의하기는 72년 만에 처음이다. 또 이스라엘이 수교에 합의한 이슬람 아랍국가는 기존 이집트, 요르단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수십 년간의 분열과 갈등 이후 우리는 새로운 중동의 여명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면담하면서 5∼6개 국가와 이스라엘 사이의 추가적인 평화 협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추가로 수교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는 오만·수단·모로코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대국 사우디아라비아도 적당한 시기에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UAE와 이스라엘은 지난달 13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외교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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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백악관은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피스메이커’로 내세우면서 외교 성과를 부각시키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협정은 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자격을 갖췄는지를 보여준다“는 제목의 소식지를 배포하고 ”이스라엘이 참여한 평화협정은 단 두 건으로 72년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불과 한 달 사이에 두 건의 똑 같은 합의를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초 미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후 노벨평화상을 받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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