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래 해군력 증강 계획을 밝히며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남중국해에서 미중 간 무력충돌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해군력 증강에 나선 것은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서 연이은 군사훈련을 통해 무력을 과시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은 남중국해 일대에 인공섬을 건설하며 해당 지역을 요새화하고 있다.
AFP통신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전날 캘리포니아주 랜드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에서 중국의 점증하는 해상 도전에 맞서기 위해 미 해군력을 무인 및 자율 함정과 잠수함, 항공기로 보강하는 ‘야심 찬 계획’을 발표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 같은 해군력 증강계획을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미래로 향해)‘라고 명명하고 “미 해군력의 전면적인 재검토는 함대의 함정을 현재 293척에서 355척으로 확대하는 ’게임체인저‘ 계획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미래 함대는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의 치명적인 효과(공격력)를 투사하기 위한 능력 측면에서 균형을 더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력 증강에는 소형 수상함과 잠수함 증강, 선택적으로 유인 또는 무인-자율이 가능한 수상 겸용 잠수정, 다양한 항공모함 탑재용 항공기 등이 추가될 것이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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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해군력 증강은 중국의 해군력 강화 노선에 따른 대응전략으로 관측된다. 실제 중국은 130척의 수상전투함정을 비롯해 총 350척 규모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해 세계에서 덩치가 가장 큰 해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중국의 해군력은 미국에 큰 부담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퍼 장관이 이번 계획의 목표로 고강도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함대 능력향상과 전력투사나 원거리에서의 정밀타격 능력 증대로 꼽은 것도 이러한 이유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그 예시로 ‘새로운 유도미사일 프리깃(소형 구축함) 프로그램’을 들며 이는 “분산전을 수행하기 위해 치명성과 생존성 등의 능력을 보강한 선박을 제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시 헌터’(Sea Hunter)라는 드론을 시험 중이라면서 40m 길이의 이 드론은 한번 출격하면 두 달 이상 해상에서 적 잠수함을 자율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의 미래 함대는 무인 시스템이 치명적인 화력을 내뿜고 기뢰를 뿌리는 것에서부터 보급 수행과 적에 대한 정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가 향후 수년, 수십 년 후에 해상전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있어서 주요한 전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 같은 미 해군력 증강계획에 대해 “지금부터 오는 2045년까지 수백억달러의 미 해군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면서 “주적으로 인식되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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