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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동산 톡톡]주택 투자 늘리는 '블랙스톤'

플로리다 모바일 주택 단지 40개 5억 5,000만달러에 인수 추진

올 들어 모바일 주택에 잇따라 투자

단독 임대 주택도 1년 만에 다시 투자

인플레이션 해지 기능

멀티패밀리=>싱글패밀리=>모바일주택

점점 더 기관화되는 美 주택 시장

부동산자산운용 규모 기준으로 전 세계 1위인 블랙스톤이 최근 주택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단독 임대 주택에 투자하는 리츠인 ‘인비테이션 홈즈(Invitation Homes)’ 투자를 회수한 지 1년도 안돼 최근 북미 지역에서 단독 임대 주택을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공장에서 조립해서 만들어지는‘모바일 주택’에도 투자를 했습니다.

블랙스톤, 모바일 주택에 5억 5,000만달러 투자






블랙스톤이 최근 틈새 시장으로 꼽히는 모바일 주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서밋 커뮤니티로부터 약 40개의 모바일 주택 단지를 5억 5,000만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산은 플로리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블랙스톤은 인수 후 자산 가치 개선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이번 투자는 블랙스톤의 비상장 리츠인 BREIT를 통해 진행됩니다.

블랙스톤이 모바일 주택에 처음으로 투자한 건 지난 2018년 입니다. 당시 블랙스톤은 캐나다에 기반을 둔 트리콘 캐피탈 그룹으로부터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바일 주택 단지 14개를 1억 7,200만달러에 사들였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블랙스톤은 모바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이번 투자뿐만 아니라 앞서 블랙스톤은 올해 초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 있는 7개의 모바일 주택 단지에 2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블랙스톤이 이처럼 모바일 주택 투자를 늘리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피스·리테일·호텔 등의 투자가 주춤하고 있는데다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주택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택 시장 중에서도 틈새 시장으로 꼽히는 모바일 주택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JLL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미국 모바일 주택 시장의 거래 규모는 8억 1,100만달러로 1·4분기에 비해 23 % 증가했습니다.

블랙스톤은 왜 주택 투자를 확대하는가


최근 블랙스톤과 같은 기관투자자가 주택 투자를 확대하는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인플레이션 해지’ 수단으로 주택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해 제로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고 물가 상승을 용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화에서 임대 주택은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힙니다. 실수요자 중심의 임대 주택은 필수 소비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을 살펴보면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로 상당히 높습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패닉에 빠진 상황에서도 임대 주택 리츠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리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구성


단독 임대 주택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경험도 최근 블랙스톤이 주택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확대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블랙스톤은 지난 2012년 사모 부동산 펀드인 ‘블랙스톤 리얼 에스테이트 파트너스 VII(BREP VII)’를 통해 인비테이션 홈즈를 설립하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 가격이 폭락한 틈을 타 단독 주택을 대거 사들였는데요. 블랙스톤 이전까지는 기관들이 단독 주택에 투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개별 자산의 규모가 작고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데다 관리가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랙스톤의 단독 임대 주택 투자는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블랙스톤은 2017년초 인비테이션 홈즈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며, 이후 스타우드 웨이포인트 홈즈를 인수해 미국 단독 임대 주택에 투자하는 미국 최대의 리츠로 만들었습니다. 블랙스톤은 상장 후 인비테이션 홈즈 지분을 여러 차례에 걸쳐 매각하면서 작년 말 투자 회수를 완료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인비테이션 홈즈 배당금과 주식 매각으로 투자금 대비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블랙스톤은 최근 비상장 리츠인 BREIT를 통해 ‘트리콘 레지덴셜(Tricon Residential)’에 3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1988년에 설립된 트리콘 레지덴셜은 8월 현재 기준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 위치한 2만 1,582채의 단독임대주택과 7,789가구 규모의 멀티패밀리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3,695가구 규모의 멀티패밀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개발 중인 자산(4%)를 제외하고 단독임대주택이 74%, 멀티패밀리가 22%를 차지합니다.

트리콘 레지덴셜이 소유한 미국 텍사스의 단독임대주택 /사진=트리콘 레지덴셜


이 같은 블랙스톤의 움직임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주택은 수익성이 높고 성장성이 있는 시장으로 평가되지만 아직 시장의 깊이가 얕아 기관들의 진입이 쉽지 않은 영역인데 전 세계 부동산 투자 시장을 선도하는 블랙스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블랙스톤뿐만 아니라 브룩필드도 최근 모바일 주택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그간 기관들이 주로 선호했던 주거 형태는 멀티패밀리였으나 단독 임대 주택에 이어 모바일 주택으로까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스톤이 지금까지 투자한 모바일 주택은 이번 거래를 포함하더라도 미국 전체 시장의 1% 미만입니다. 과거 블랙스톤이 인비테이션 홈즈에 투자해 단독 임대 주택을 기관화했던 것처럼 모바일 주택 시장에서도 같은 전략을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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