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BTS 행사 탁현민이 기획했다..."2039 선물, 내가 부탁했다"

탁 靑 비서관 SNS에 소회글 남겨

오전 10시 현재 文 SNS 500만 조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방탄소년단(BTS)으로부터 음악적 성과물과 메시지 등을 담은 ‘2039년 선물’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 청와대 행사 기획은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탁 비서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39년 제20회 청년의 날을 연출할 연출가에게”라고 시작하는 글을 통해 BTS 청와대 행사의 소회를 남겼다. 그는 청년의 시작 나이 ‘19세’를 상징하는 19년 후의 미래에 보내는 형식을 빌려 글을 썼다.

탁 비서관은 “어려운 일을 맡게 된 당신에게, 같은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아마도 쉽지 않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섣부른 충고와 위로는 세대 간의 거리를 더 실감하게 해줄 것만 같고, 청년들의 콘텐츠만으로 기념식을 채우자니 ‘청년의 날’이 청년만을 위한 날이 되는 것이 맞는지 싶은 생각도 들 것”이라며 “한 세대도 그 안에서 수십, 수백 가지의 생각들로 나뉘기 마련이고 대체 무엇이 오늘날 청년의 메시지라고 확신하여 드러내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른바 시대정신도 바람 부는 그 안에 있을 때는, 그 시대에 있을 때는 저는 잘 몰랐다”고 토로했다.

탁 비서관은 “그래서 1회 청년의 날을 연출했던 나는 고민이 많았다”라며 “2020년에 나는, 어떤 ‘공정’으로 인해 어떤 ‘불공정’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고민스러웠고 어느새 중년의 나이를 넘어서면서 다음 세대를 이

/탁현민 SNS 캡처.

해하려는 노력은 있을지 몰라도 이해는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 청년의 시절과 생각을 떠올려 보려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니 고백하자면, 나는 그러지 않았던 것만 같았다”면서 “나는 다 잘했던 것만 같고, 나는 그렇게 까탈스럽지 않았던 것 같고, 나는 그렇게 불만이 없었던 것 같고, 나는 그렇게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았다. 물론 그것은 분명치 않은 기억이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탁 비서관은 “아, 어떤 사람이 자신의 과거를 기억할 때, 자신이 거쳐온 세월의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입장과 사고에 맞추어진 ‘생각’을 기억하는 것이었다”면서 “그래서 부탁했다. 2020년 가장 위대한 성과를 이루어낸 청년들인 방탄소년단에게 미래의 청년들에게 지금의 심정을 담담히 말해 달라는 것과 함께, 올해 태어나 앞으로 19년 후에 청년이 될 다음 세대의 청년들에게 ‘기억할 만한 무엇’ ‘들어볼 만한 무엇’ ‘되새겨 볼 만한 무엇’을 남겨 달라고 말이다. 고맙게도 방탄소년단은 그 세 가지를 한 박스에 넣어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BTS가 나오는 청년의날 기념식 영상을 공유한 문 대통령의 SNS에는 리트윗 수가 20일 오전 10시 현재 조회수만 500여만에 달했다.
/박우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