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테슬라라는 평가를 받다가 사기 논란에 휘말린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최고경영자(CEO) 트레버 밀턴이 전격 사퇴한 뒤, 21일(현지시간) 니콜라의 주가가 무려 19.33%나 폭락했습니다. 지난 6월 주당 80달러에 육박하던 주가는 27.58달러로 쪼그라든 상태죠. 앞으로 니콜라 주식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월가의 시각이 궁금해집니다.
JP모건, 코웬 매수등급 유지..."사안 진정되는 데는 시간 걸릴 수도"
특히 증권사 코웬은 트레버 밀턴 CEO의 사임을 “매수 기회”라고 분석했는데요. 제프리 오스본 코웬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CEO의 사퇴가 공매도 보고서에 담긴 내용을 인정하기보다 회사의 문제점을 최소화하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 약세를 매수 기회로 보고 있지만 사안이 진정되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코웬은 주가 목표치 79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앞서 힌덴부르크 리서치는 니콜라가 수소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이들이 과거 발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이 두 금융사만 놓고 보면 일부 문제에도 니콜라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셈입니다.
CEO 퇴진으로 직격탄 맞아..."피할 수 없는 수순"
웨드부시는 밀턴의 중요성을 높게 봤는데요.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니콜라는 앞으로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수소연료와 전기차에 대한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스스로를 입증해야 하는 주식”이라며 “밀턴이 회사의 비전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그의 퇴진은 단기적으로 큰 타격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주가 목표를 50달러에서 29달러로 내린 도이체방크는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인데요. 에마뉘엘 로즈너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니콜라의 궁극적인 성공 요인은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상용차가 경제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니콜라가 희대의 사기극이 될지 아니면 제2의 테슬라가 될지를 아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를 착수한 만큼 결국 진실이 드러날테니까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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