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한다”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사전녹화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종전선언을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라며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19 평양선언 직후 참석한 제73차 총회에서 종전선언과 함께 비핵화 상응 조치로써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남북관계가 2년 사이 한 걸음 후퇴한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종전선언 화두를 다시 한 번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변함없이 남북의 화해를 추구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등을 성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되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퇴한 남북관계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향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고 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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