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백한 가수 장재인이 네티즌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지난 22일 인스타그램에 “다 읽었다. 뿌리가 생긴 기분이다. 한 순간도 주변에 솔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둥둥 떠 있는 그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이야길 꺼내며 친구들과 남모르게 생겼던 벽이 허물어진 것 같아, 평생 감히 기대치도 않던 뿌리가 생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나 제 소식이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건에 더 이상 수치심을 불어넣진 않았으면 한다”며 “향기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에 감사하다”고 덧붙었다.
앞서 장재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번의 글을 통해 11년 전이었던 18세 때 성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장재인은 후유증으로 극심한 불안증과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과 폭식 등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장재인은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나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내 또래 남자였다.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겨울 길을 지나는 나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나 보더라”라며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장재인은 글 말미에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다. 혹시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장재인은 Mnet ‘슈퍼스타k’ 시즌2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2013년 근긴장이상증 진단을 받고 한 때 방송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2년간의 투병을 마치고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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