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콘텐츠를 찾는 시청자들이 ‘카카오TV’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뭔가 색다르고 재미있다는 이미지를 확립하기 위해 굳이 TV에서도 할 수 있는 건 지양하고 모바일·디지털·숏폼 콘텐츠라서 가능한 다양한 시도를 할 생각입니다.”
‘모바일 오리엔티드’를 표방하며 지난 1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카카오TV의 오윤환 제작총괄은 서울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TV, 온라인은 물론이고 모바일도 이미 ‘레드 오션’인 동영상 콘텐츠 시장이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새로움이 목말라 있는 만큼 기존과는 다른 포맷, 전에 없던 색다른 시도를 이어간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출발은 좋다. 카카오TV가 출범한 지 약 1주일 만에 콘텐츠 누적 조회수는 1,300만건을 넘어섰다.
“모바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동영상 서비스”를 꿈꾸는 카카오TV의 방향성은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인 프로그램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스마트폰으로 보기 좋도록 대부분 영상이 세로 화면으로 제작됐으며, 분량이 15분을 넘기지 않는 대신 자막 등의 밀도가 높은 점 등 모바일 시청에 최적화돼 있다. 가수 이효리의 ‘페이스아이디’는 영화 ‘서치’가 보여준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응용해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보는 듯 연출한다. 김이나 작사가의 ‘톡이나 할까?’는 일반 토크쇼와 달리 대면 상태에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메시지를 화면 자막으로 노출해 눈길을 불잡는다. 오 제작총괄은 “중점을 뒀던 부분은 ‘밀도’와 ‘새로운 관점’”이라며 “15분 안에 한 편의 내러티브와 기승전결을 모두 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80분짜리 예능 한 편을 네 개로 쪼개는 것이 아니라 한 편 한 편 꽉 찬 영상을 지향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하겠다는 계획은 확고하다. 신종수 카카오M 디지털콘텐츠사업본부장은 “레드오션에서 경쟁하기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로 방향을 잡은 만큼 오직 카카오TV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연내에 ‘예능·드라마 타이틀 25개, 350여편 제작’이라는 목표를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앞으로는 외부 크리에이터와 제휴해 전용 콘텐츠 제작은 물론 카카오TV를 활용한 공동사업과 합작법인 논의까지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콘텐츠의 유료화를 포함해 다양한 수익모델도 탑재할 방침이다. 신 본부장은 “당장은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이 목표”라면서 장차 회원 수가 늘어나면 AVOD(광고기반 주문형 비디오)로 시작해 TV 광고를 카카오TV로 가져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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