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親文) 지지층은 23일 4차 추가경정안(추경)에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앞서 용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4차 추경예산안에 유일한 반대표를 행사해 주목받았다. 친문 지지층이 용 의원을 집중 공격힌 것은 그의 국회 입성이 여권의 지원으로 이뤄진 데 따른 배신감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 용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의원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 같은 배경에도 용 의원이 정부·여당에 반하는 행동에 나서자 친문 지지층의 분노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이날 용 의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용 의원을 겨냥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해찬이 싸지른 X덩어리 근황‘이라는 게시물에는 “용혜인이 먹튀(먹고 튀었다) 후 이러고 (추경안을 반대하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담겼다.
여권 성향 이용자들이 많은 인터넷커뮤니티 ‘루리웹’에서도 비난은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본인이 어느 축에도 못 들어간다고 양비론 작전을 펴고 있다”며 “대안 제시 없이 말로만 잘못됐다 말하는건 제가 단상에 올라가도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는 앞서 용 의원이 전날 본회의 첫 반대토론자로 나서 “첫 정기국회에서 낡은 정치의 본모습을 봤다”며 “말로만 위기를 이야기하고, 말로만 민생을 찾았다”고 발언한 것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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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의원에 대한 친문 지지자들의 맹공으로 민주당은 비례대표 잔혹사를 이어가게 됐다. 21대 국회 개원 전 부동산 명의신탁을 통한 탈세혐의로 논란을 빚은 양정숙 의원과 부동산 자산 부실신고 논란으로 제명된 김홍걸 의원, 사기·횡령 배임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까지 모두 민주당 비례대표 출신들이다.
민주당은 비례대표 논란으로 거듭된 홍역을 앓자 무관용 원칙으로 강경 대응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호남에서 상징성이 큰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인 김 의원을 군사작전을 전개하듯 당에서 쫓아낸 바 있다. 이는 이 대표의 결단이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예술인회관에서 열린 BJC 한국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도 이스타항공 사태로 물의를 빚은 이상직 의원에 대해 “당 윤리감찰단이 굉장히 강도 높은 조사를 하고 있다“며 ”감찰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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