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통신비 지원과 관련해 “오락가락이라는 지적은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전 국민 통신비 2만원이 결국 선별지급으로 전환된 것과 관련해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른 대안이 나와서 원안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그것 또한 앞으로 의회 발전을 위해 좋은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양천구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진행된 한국방송기자클럽 당대표 초청 토론회에서 통신비 지원뿐만 아니라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김홍걸·이상직 의원 논란 등을 비롯해 내년 서울·부장시장 재보궐 선거 등 각종 현안에 입장을 밝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이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홍걸 의원 제명과 관련해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했다”고 입장을 처음 밝혔다. 일각에서 김홍걸 의원의 의원직 유지와 관련해 ‘꼬리 자르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당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가 제명”이라며 “그 이상의 것은 정당으로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가장 강력한 제재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직원 임금체불 등의 문제를 일으킨 이상직 의원의 ‘추석 전 제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언제까지 뭘 하겠다라는 걸 정해놓고 가고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후원금 횡령 의혹 등으로 최근 검찰 기소된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는 “(혐의) 6개가 기소됐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사실관계 다툼이 있는 것 같다”며 “당이 전혀 보호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당원권을 정지했다”고 말했다.
추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를 통해) 세간의 의혹이 말끔히 정리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사실 관계가 언론 보도와 다른 것이 꽤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며 “정확한 진실은 검찰이 조사를 하고 있어 조사 결과를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정기국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관련해서는 “(야당을) 기다리다가 시기를 놓치는 그런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을 개정할 경우 야당과의 협치가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협치가 중요하지만 지연의 도구로 쓰인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협치라고 해서 어느 한쪽의 의견대로 끌려다닌다는 건 협치가 아니라 굴종”이라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 여부에 대해 이 대표는 “여론뿐만이 아니고 집권여당으로서 어떤 것이 책임있는 처신인가가 더 중요한 고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개의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건지, 어떻게 임할건지 하는 것은 늦지 않게, 책임있게 결정해서 국민께 보고드리고 그 이후에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지금은 더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는 게 옳다”고 했다. 여성 후보 공천 요구에 대해서는 “서울과 부산의 상징성이나 그 크기로 볼 적에 당연히 여러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관심 표명이 있다. 여성(후보)이 좋겠다거나 경선하지 말자거나 하는 것”이라면서도 “지금 미리 정해놓은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차기 대선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쟁 관계를 형성한 것과 관련해선 “민심은 늘 변하는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독주가 오래갈 수 없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대통령과) 차별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는데, 그게 꼭 전제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며 “저는 문재인 정부 임기 절반 이상 국무총리로 일했고, 그만큼의 책임이 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마치 책임이 없는 것인양, 무관한 것인양 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도와야 하고, 문재인 정부의 중요한 정책을 때로는 보완하고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승 발전할 책임이 제게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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