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대권주자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 마무리를 도와야 할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스탠스’를 잡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았지만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당을 무리 없이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부 사안 처리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대권주자로서의 어젠다 발굴은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
민주당 관계자는 27일 “다양한 난제가 이어졌지만,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처리하며 당에 안정감을 줬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평가했다. 별 잡음 없이 당내 기강을 잡으면서 당청 관계의 밀도도 한껏 끌어올린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대응해 네 번째 편성된 추경안을 정부 제출 11일 만에 처리했고, 공연예술 종사자들의 정부 대관료 민원을 듣고 이틀 만에 당국의 시정조치를 끌어내기도 했다.
파국으로 치달은 의료계 파업에도 ‘공공의료 정책 원점 재논의’ 합의를 끌어내는 관록과 조정력을 보였다. 한 재선 의원은 “유력 대권주자 행보와 당 대표 역할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감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동시에 일부에선 민감한 당내 이슈에서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물의를 빚은 당 소속 의원들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과단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재산 문제가 불거진 김홍걸 의원에 대한 전격적인 제명 처분은 대체로 호평을 받지만 자진 탈당을 택한 이상직 의원과 당내에서 출당론이 제기된 윤미향 의원에 대한 조처를 놓고는 시선이 엇갈린다.
거침없는 파격 행보로 국민정서를 파고드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동성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4차 추경 처리 과정에서 전 국민 통신비 지급을 두고 혼선을 노출하며 선별 지원으로 방침을 바꾼 것도 매끄럽지 못한 대목이다.
임기가 6개월 밖에 되지 않는 당 대표인 만큼 앞으로는 대권 주자로서 ‘이낙연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포스트 코로나19·문재인 시대에 자신만의 어젠다를 제시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조언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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