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 거리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한국 관련 시민단체인 코리아협의회(Korea Verband)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베를린 미테구의 비르켄 거리와 브레머 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독일에서 소녀상이 설치된 것은 2017년 남동부 비젠트의 사유지인 네팔히말라야 공원, 올 3월 프랑크푸르트의 한인교회에 이어 세 번째다.
소녀상 건립은 코리아협의회 주도로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가 추진해왔다. 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국가 간 문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전쟁 피해 여성 및 여성 인권 문제라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베를린 당국을 설득했고 전쟁 피해를 본 여러 소수민족의 단체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연대해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독일 연구자와 현지 여성 단체, 현지 예술인 단체 등도 도움을 줬다.
결국 소녀상 건립안은 올해 초 베를린 도시공간문화위원회 등 관계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7월 최종 허가를 받았다.
코리아협의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여성 성폭력 극복을 주제로 한 전시관을 사무실 공간 옆에 운영 중이기 때문에 소녀상과의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인근 고등학교 학생 등을 상대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등 전 세계적인 전쟁 피해 여성들과 관련한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및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27일 “베를린의 소녀상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 대한 전시 성폭력뿐만 아니라 권력남용을 비판하고 평화·남녀평등 등의 가치를 담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 측은 설치된 소녀상과 관련해 반발하지 말고 과거 청산에 솔선수범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베를린의 소녀상 제막식은 28일 현지 정치인, 학자, 시민단체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