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2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김정은 계몽군주’ 발언에 대해 맹공을 퍼부으면서 발언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앞서 유 이사장은 서해 실종 공무원 총격사망 사건에 대한 북한 측의 사과 소식이 전해진 지난 25일 ‘10·4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을 두고 “내 느낌에는 계몽군주 같다”고 말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은 침묵하고 대통령의 ‘분신’들이 요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국민이 총살당하고 방화당한 끔찍한 사건을 얼버무리기 위해 해괴한 논리를 총동원하고 있다”며 “김정은을 ‘계몽군주’라고 칭송하면서 독재자의 친구, 폭정의 방관자로 나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시민류 좌파들의 논리라면 ‘김정은이 이 정도 도발한 걸 다행으로 생각하자’고 나올 것”이라고 질타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이사장의 공감 회로가 고장 난 듯하다”면서 “지금 대통령과 정부 여당이 공감해야 할 것은 김정은의 사과 이전에 우리 국민의 죽음을 함께 슬퍼하고 북한의 도발에 두려워하는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의 사과 한마디에 ‘이례적’ ‘희소식’ ‘계몽군주’ ‘통 큰 측면’이라며 고무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여당을 향해 “상갓집 상주 역할을 해야 할 우리 대한민국 기득권인 여당 측은 가해자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간인 사살행위는 전시에도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인데 이런 범죄자에 대해 ‘계몽군주’라느니 ‘이례적’이라느니 호들갑 떠는 이 썩어빠진 굴북(屈北) 세력들의 정신승리는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사람 죽여놓고 시신을 불에 태우는 만행을 저질러도 ‘유감이다, 미안하다’고 말만 하면 징역을 살기는커녕 훌륭한 ‘계몽시민’으로 인정받는 세상이 올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외에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북한은 계몽군주, 남한은 혼군(昏君·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이라는 뜻)’이라는 짧은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유 이사장의 말을 비꼬았다. 또 이른바 ‘시무 7조’라는 상소문 형태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려 화제가 된 ‘진인(塵人) 조은산(필명)’은 자신의 블로그에 “계간(鷄姦·동성애) 군주와 북에서 상봉해 한바탕 물고 빨고 비벼댈 마음에 오타라도 낸 건 아닌가 싶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