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을 이틀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물검사를 하자는 주장을 또 꺼냈다. 예전과 달리 최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토론 능력이 급격히 좋아졌다며 그가 약물을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화요일 밤 토론 전후에 졸린(Sleepy) 조 바이든이 약물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며 “당연히 나도 (검사를) 받는 데 동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좋게 말하면, 그의 토론 실력은 고르지 않다”면서 “이런 차이는 오로지 약물만 만들어낸다???”라고 덧붙였다. ‘졸린 조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령의 바이든 후보를 조롱하며 쓰는 표현이다. 이러한 발언은 바이든 후보와의 첫 TV 토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약물 복용설을 거듭 주장하며 사전에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토론 실력을 좋게 만드는 약물을 쓰고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느냐는 질문에 “농담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후보가 민주당 대선 경선 시절 엘리자베스 워런·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토론을 할 때는 정상이 아니다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토론할 때는 괜찮은 편이었다면서 “어떻게 그렇게 끔찍했다가 괜찮아질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그가 실력을 좋게 하는 약물을 복용한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그리 말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썼다”며 인터넷을 찾아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물검사설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26일에도 워싱턴이그재미너와 인터뷰에서 “아무도 바이든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리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그의 토론 성적이 너무 나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상대로도 토론을 제일 잘했기 때문에 우리는 약물 검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대선 후보 간 첫 TV토론은 29일 밤 9시(미 동부시간 기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에서 열린다. 1차 TV 토론은 폭스 뉴스의 크리스 월리스 앵커가 진행하며, 두 후보는 △트럼프·바이든의 업적 △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인종과 폭력 △선거의 완전성 등 총 6개 주제로 토론한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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