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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극장은 계속돼야 한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철저 방역에도 관객 90%나 감소

한국영화산업 존폐 기로에 서

힘들더라도 극장 발길 늘려주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가 유례없는 어려움에 처했다.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피해가 없는 곳이 없다. 어디 산업뿐인가. 자영업자들의 신음은 듣고 있기에 참담할 지경이다. 최근 7개월간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신음하고 허덕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 역시 사라졌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필자같이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일상이 사라진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 단순한 안타까움이 아니다. 현재 한국 영화산업은 말 그대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한국 영화산업은 극장에서 수익을 정점으로 인터넷TV(IPTV), 해외 세일즈, 기타 부가판권으로 유지된다. 극장에서의 수익은 통상 전체 영화 수익의 80%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극장 매출은 처참할 정도로 감소했다.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정리해고하고 일부 지점을 휴업하는 등 극단적인 대책들을 강구하고 있지만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극장업의 존폐를 흔들 정도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 극장에서의 방역은 상당히 잘 이뤄지고 있다. 체온 측정은 기본이고 전자명부를 작성하고 띄어 앉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는 관객은 예년보다 80~90%나 급감했다. 매출이 예년 대비 10~20%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의미다. 극장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그 결과 극장 내에서 코로나19가 전염된 사례를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래도 영화계는 차마 관객들에게 극장을 찾아달라는 호소를 할 수가 없다. 우리도 죽게 생겼지만 죽겠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엄살로 들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하지만 이제는 욕을 먹더라도 한국 영화산업의 존폐가 걸린 엄중한 상황에 대한 호소를 하려고 한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 수상 이후 한국 영화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한때 일본에서 인 한류 붐으로 한국 영화의 수출이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일본 내 한국 영화, 더 넓게는 한국 문화산업의 판로가 끊기다시피 했다. 중국에서도 한류 붐으로 한국 영화가 활발한 수출을 이어오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금한령 조치가 내려지면서 한국 문화산업의 수출이 끊어지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는 오직 영화의 힘으로 수출을 서서히 늘려가고 있었다. K팝·K드라마의 전 세계적 인기 속에 한국 영화도 한류의 마지막 주자로 한국 문화산업의 위상을 드높일 절호의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코로나19 사태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와 마주하게 됐다.

극장은 하루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정부는 실제로 멀티플렉스 체인들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국민들도 너무나 불안하고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이제는 제발 극장을 찾아달라고 간절히 호소를 드린다. 극장이 사라진다는 건 한국 영화산업이 사라진다는 걸 뜻한다. 코로나19가 끝나고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때로는 혼자서라도 큰 스크린에 압도적인 사운드로 단지 영화를 보는 게 아닌, 추억과 경험을 쌓는 영화 관람이 지속되기를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하루를 보낸다.

모두가 힘들지만 ‘극장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욕 먹을 각오로 용기를 내어 간곡한 호소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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