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 노출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29일 오후 7시 기준 873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이틀전인 27일 발표한 407명보다 무려 466명이 증가한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국가 독감예방접종사업 일시 중단 관련 설명자료에서 “오후 7시 기준 정부 조달 물량이 접종된 경우를 총 873명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아직 조사 중이어서 접종자는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전북이 279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경북 126명, 인천 86명, 부산 83명, 충남 74명, 서울 70명, 세종 51명, 경기 49명, 전남 31명, 경남 10명, 제주 8명, 대전 3명, 대구 2명, 충북 1명 등이다.
현재 정부의 품질 검증을 받고 있는 상온 노출 백신은 만 13~18세, 62세 이상 성인이 접종하는 물량이다. 정부가 지난 21일 밤늦게 예방접종을 전격 중단했으나, 일부 병원은 유료물량과 무료물량을 구분하지 않고 접종을 진행했다. 현재 무료와 유료 독감 백신은 공급 주체만 다를 뿐 같은 종류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온 노출 백신과 혼용해서 관리하는 병원에서 예방접종 시 상온 노출 백신을 사용한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백신접종 중단 안내 이후에도 의료기관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접종한 사례도 있다”며 “기접종자 대상 사용된 백신에 대해 의료기관별 보유수량과 정부조달 공급수량을 비교, 확인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는 백신 접종자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앞서 국가 조달 물량을 공급하는 업체인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1일 국가 예방접종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이 중단된 백신 물량은 총 578만명분이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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