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회를 앞두고 하락했다.
29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1.40포인트(0.48%) 하락한 27,452.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6.13포인트(0.48%) 내린 3,335.4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28포인트(0.29%) 하락한 11,085.2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첫 TV 토론회에 주목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그 격차가 크지 않아, 토론의 승자가 대권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강세가 증시에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다만 어떤 방향이든 토론 결과에 따라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한층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독일은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모임의 인원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한때 미국 내 코로나19의 진원지로 불렸던 뉴욕시는 전일 코로나19 검사 대상 중 확진자 비율이 6월 초 이후 처음으로 3%를 다시 넘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마스크 미착용 시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할 경우 비필수 업종을 제외한 사업장에 대한 봉쇄 조치 등이 다시 도입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내놓으며 투자자들을 긴장시켰다.
미국 정가의 지지부진한 추가 경기 부양책 협상도 증시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민주당은 전일 2조2,000억 달러(약 2,572조 원) 규모의 신규 부양 법안을 공개했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아침에도 부양 법안과 관련해 전화로 논의했고, 다음날에도 회담을 열기로 했다. 협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이 합의에 다가서고 있다는 신호는 아직 없다. 오히려 백악관과 공화당이 민주당의 요구에 훨씬 못 미치는 1조5,000억 달러 내외 부양책을 제안할 것이란 소식도 나오는 등 대선 전에 합의가 안 될 것이란 비관론도 팽배하다.
미국의 소비자 심리 지표는 양호했지만, 증시에 이렇다 할 상승 동력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콘퍼런스보드는 9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의 86.3에서 101.8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90.1을 큰 폭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7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전년 대비로는 4.8% 상승했다. 반면 상무부는 지난 8월 상품수지(계절 조정치) 적자가 829억 달러로, 지난 7월 801억 달러 대비 3.5%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불복 가능성 등에 따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레삼 하우스 에셋 매니지먼트의 토디 달우드 대표는 “시민들은 이번 토론으로 대선 결과가 어느 한쪽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한 어떠한 불확실성이라도 있다면, 이는 변동성을 촉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1% 상승한 26.27을 기록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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