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미국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냉혹했다. “사회주의자”, “거짓말쟁이” 등 인신공격적 표현으로만 가득했던 토론을 두고 현지 언론은 “미국 유권자가 패자”라며 날카로운 비판을 내놓았다.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에서 열린 대선 후보 간 첫 TV토론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90분간 이어진 토론은 미국 현대 정치 사상 전례 없는 수준의 경멸적 표현으로 가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 주장을 늘어놓고, 정책 문제를 자세히 논의하지 않았다”며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건강 문제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도 이어갔다”고 비판했다. NYT는 ‘광대(clown)’, ‘멍청이’, ‘닥쳐줄래’ 등의 표현을 쓴 바이든 후보를 향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한 언행에 지친 미국 국민들이 또다시 실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CNN 방송은 이번 토론을 ‘진흙탕’이라고 평가했다.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을 주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그가 이겼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는 토론회를 진흙탕으로 만들려는 목표를 세운 것처럼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토론의) 승자를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미국 유권자가 패자라는 사실은 확실하다”라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토론을 두고 “술집 싸움” 같았다며 “깨달음의 기회는 없었다”고 혹평했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자 크리스 월리스와 바이든 후보를 ‘백악관 기자’처럼 짓밟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토론 태도를 문제 삼았다. 폭스뉴스는 “TV를 지켜보는 유권자들도 좌절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토론회가 열린) 밤은 모욕과 인신공격으로 가득했다”고 혹평했다. 이어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 앵커도 그들의 논쟁을 말릴 수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자주 말을 끊었고, 바이든 후보는 인내심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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