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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남편 여행 문제, 경위 떠나 송구스럽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특별여행주의보 속에서도 남편이 요트를 살 목적으로 미국 출국을 강행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실·국장들과 회의를 하고 “국민들께서 해외 여행 중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매와 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교수는 공항에서 여행 목적을 묻는 한 방송사 취재진에게 “그냥 자유여행을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지적에는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지 않느냐”며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판매자를 만나 요트를 구매한 뒤 요트를 타고 해외여행을 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이런 계획을 수개월 전부터 자신의 공개 블로그에 올려 왔다. 이 교수가 구입하려는 요트의 가격은 2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의 이번 미국행이 논란이 되는 것은 그의 배우자가 장관으로 있는 외교부가 지난 3월23일부터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기 때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을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여행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 방역을 위한 조치다. 외교부는 지난달 18일 주의보를 연장하면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중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 방지와 더불어 국내 방역 차원에서도 우리 국민의 해외 방문 자제가 긴요한 상황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는 정부의 권고를 장관 가족도 지키지 않는데 국민들에게 강조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강한 수준으로 최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 장관의 남편 블로그에 따르면 그는 지난 2월에도 정부가 ‘베트남 여행 최소화’ 권고를 내놓은 가운데서도 호찌민 지역을 관광했다. 그는 베트남을 다녀온 이틀 뒤 해외발 감염에 따른 대구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고 6월에는 그리스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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