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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광화문에 코로나 계엄령" vs 윤건영 "민주주의 아닌 코로나19 막은 것"

광화문 광장 어제와 오늘 모습. 위는 3일 개천절 집회 차단을 위한 경찰 버스가 있는 모습. 아래는 4일 모습. 경찰 버스는 없고 펜스만 광장 주변에 남아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개천절 집회를 막기 위해 경찰 버스로 광화문 광장 일대를 봉쇄한 것을 두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사실상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과 관련,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석 민심을 현장에서 보고 들었을 제1야당 대표의 추석 직후 첫 메시지가 놀랍다 못해 충격적”이라며 날을 세웠다.

윤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주 원내대표를 향해 “8.15 광화문 집회로부터 불과 두 달이 채 안 되었는데, 벌써 잊으셨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 원내대표가 ‘경찰 버스 차벽’을 비판하며 사용한 ‘재인산성(문재인+산성)’, ‘코로나 계엄령’이라는 표현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께서 개천절 집회를 막은 것에 대해 시비를 거신다”며 “평화로운 집회를 폭력적인 방식으로 차단하려 했던 ‘명박산성’과, 군사독재를 유지하기 위해 평범한 일상까지 제한했던 ‘계엄령’의 기억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모두 국민의힘의 ‘조상’격인 분들이 하셨던 일들인데 주 원내대표는 그걸 잊었나 보다”며 “솔직하게 우리 따져보자.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차벽이 무엇을 막았느냐”고 물었다. 이어 “‘명박산성’이 막은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였다. 그러나 어제 설치된 광장의 차벽은 코로나19를 막은 것”이라며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부모님 뵈러도 못 가고 걱정 많은 한가위를 보냈는데, 제1야당은 집회를 못 하게 한 정부만 비난하고 있다”며 “그럼 개천절 집회를 허용했어야 한다는 얘기인가. 주호영 대표 눈에는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국민은 보이지 않고 개천절 집회를 주장하는 그분들만 보이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최소한 개천절 집회만큼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막아야 한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계엄령 운운하다니”라며 “책임 있는 야당이라면, 최소한 개천절 집회는 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윤 의원은 “명절 연휴, 제가 보고 들은 민심은 ‘그래도 민생’이었다”며 “두 달간 피땀 흘려 조금이나마 잠재워 놓은 코로나19가 추석 이후엔 어떨지 국민들이 더 걱정이 크셨다. 억지는 그만 쓰시고, 국민의 걱정에서부터 시작하자”고 말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개천절 집회 대응과 관련해 “경찰버스 300대로 광화문에 산성을 쌓아 집회를 원천봉쇄했다. 버스로 겹겹이 쌓은 ‘재인산성’이 국민들을 슬프게 했다”며 “광화문 광장에 사실상 코로나19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무엇이 그렇게 두렵나. 언제부터 경찰이 나서서 방역까지 떠맡는 나라가 됐나”고 반문하며 “의료방역, 보건방역은 오간 데 없고 정치 경찰 방역 국가가 됐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어 “북한 ‘계몽군주’(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지칭한 말)는 소총과 휘발유로 코로나를 방역했고, 우리 대통령은 경찰버스와 공권력으로 코로나 방역을 했다”고 비꼬면서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 방역을 이유로 막대한 공권력으로 시민의 헌법상 자유를 억압한 나라가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촛불 시위로 집권한 정권이 방역을 앞세워 시민들의 자발적 저항을 공권력으로 방해하는 아이러니를 자행했다”며 “문재인 정권은 어제 하루 경찰버스 공권력으로 집회를 잘 단속해 자축할지는 모르지만, 시민들의 성난 분노는 안으로 불타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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