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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결정" 강경화 남편 미국행에 박범계 "미국간 민경욱은 '민로남불'이냐"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가족도 따르지 않는 권고를 국민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외교부가 해외 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교수 사안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해서 강경화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교수가) 지식인으로서 오랜 동안 아이들에게 강단에서 가르침을 줬던 교수님이라는 점에서는 (해외여행이) 비판받아 마땅하다”면서도 “강 장관과 이것을 연결해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는 단연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경화 장관께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국민께 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며 “강 장관이 (이 교수에게) ‘돌아오라고 권유할 입장은 못 된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이 말을 보면 결국 강 장관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았느냐’ 그런 측면에서 저는 강 장관에 대한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이분(이 교수)이 일반 평범한 국민 같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강 장관은) 현직 장관 아니냐. 장관의 입장에서 그것을 책임지지 않겠다고 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따져 묻자, 박 의원은 이번 4·15 총선에서 인천 연수을에서 낙선한 뒤 선거 부정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한 민경욱 전 의원을 언급했다.

민 전 의원은 미국 출장을 이유로 지난달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의 첫 공판에 불참하고, 백악관, 미국 대법원 등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 의원은 민 의원을 지목해 “재판 받으라고 나오라고 했는데 재판에도 출석을 안했다”며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미국 가서 백악관 앞에 가서 커다란 현수막 들고 ‘부정선거했다, 지난 4월 15일 선거가, 저나 김기현 의원님이나 부정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이다’ 자기는 떨어졌으니까 부정선거라고, 대한민국 선거제도가 엉터리다라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 보라고 주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망신”이라며 “그것에 대해 국민의힘 쪽에서 논평을 내는 것은 아직 제 눈으로 보지 못했다. 그거야말로 당의 책임 있는 것이다. 개인에 대한 책임을 그런 식으로 확장해서 유추해서 해석하신다면 그거(민 전 의원의 미국행)는 국민의힘이 통째로 손들고 반성해야 될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남편 미국행 논란에 “국민은 해외여행 자제하는데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저녁 외교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내로남불 시리즈 세 가지(조로남불·추로남불·강로남불)를 얘기했지만 그렇게 치면 민로남불이냐 그러면, 아니면 국민의힘이니까 ‘힘로남불’이냐”며 “그러니까 그러지 말라. 이참에 기준을 만들자. 프라이버시와 공적 책임의 영역이 어디까지 져야 되는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 교수의 이번 미국행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외교부가 지난 3월23일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 자체를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여행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 방역을 위한 조치다.

특히 강 장관의 남편은 지난 2월에도 정부가 ‘베트남 여행 최소화’ 권고를 내놓은 가운데 호찌민 지역을 관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러 사람이 몰리는 대표 관광 코스인 전쟁박물관과 호찌민시 박물관 등도 찾았다고 적었다.

문제는 이 교수 방문 기간에 우리 정부가 베트남에 여행 최소화 조치를 권고했다는 점이다. 당시만 해도 베트남은 1월23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이래 꾸준히 확진자가 늘고 있는 추세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월 초 ‘중국 외 지역 내 전파 확인 또는 추정 사례’가 보고된 국가로 싱가포르·한국·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미국·독일·프랑스·영국·스페인·아랍에미리트 등 12개국을 지목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중국과 교류가 많은 싱가포르·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대만 등 6곳에 대해 우선적으로 해외여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 교수가 호찌민에서 각종 박물관을 찾았다고 밝힌 시점은 이 직후인 12일(현지시간) 오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베트남을 다녀온 이틀 뒤 해외발 감염에 따른 대구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카리브해로 여행을 떠났다. 6월에는 그리스 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했다 취소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7일 시작하는 국정감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 강 장관의 남편 해외여행 문제가 쟁점화할 경우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사안이 번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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