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과 관련해 시민단체들이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동쪽 도로 이용 보행자 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서쪽으로 치우쳐 광장을 만들고, 집회·시위를 방해하는 나무를 심는다는 이유에서다.
5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졸속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시민사회단체’는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이번 광장 조성 계획은 고(故) 박원순 시장이 2019년 9월 광화문광장 사업을 전면 재논의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이후 진행된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의 결과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박 전 시장이 지난 5월 광화문광장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시민단체 활동가들에게 밝혔음에도 “대행 체제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를 졸속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전문가 집단과 지역 주민들이 제안했던 다양한 내용들이 ‘취사선택’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차량 수요 억제 정책과 지속가능한 교통수단 확대 방안 부재 △경복궁 월대 복원까지 4년에 걸친 긴 공사 기간 △집회·시위를 방해하는 나무심기 등에 대해 “본질적 가치를 담지 못한 상태에서 1,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강행하는 것은 토건 세력을 위한 사업임을 입증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광화문광장 계획은 광범위한 사회적 토론의 결과를 포함해야 하고 광장의 형태, 교통, 역사 복원, 시민 이용은 지속가능한 방식이어야 한다”며 서울시 부시장단과의 긴급 간담회를 요구했다.
한편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최종안에 따르면 광화문 세종대로 동측도로가 확장되고, 서측대로는 공원으로 바뀔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넓어진 광장이 시민 휴식공간이 아닌 각종 집회·농성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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