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배터리금속 업체 지분을 인수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를 둔 산업용 금속업체 테크멧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US IDFC)로부터 브라질 니켈·코발트광산 개발을 위해 2,500만달러(약 291억원)의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로 정제작업은 대부분 중국에서 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배터리 핵심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크멧은 캐나다·미국 리튬·이온배터리 재생공장, 르완다의 주석과 텅스텐광산, 미국 바나듐 처리시설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들 투자처에서 생산하는 금속광물의 공급망은 대부분 중국의 영향권에 있다. 애덤 볼러 US IDFC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외교정책의 진전과 첨단기술 개발을 위한 주요 자원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이 지배하고 있는 희토류의 자국 생산을 확대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국방물자생산법을 활용해 희토류 광산 개발을 서두르라고 한 것이다. 희토류는 미사일과 탄약 등 군용무기, 휴대폰 등 전자제품 생산에 필요한 필수 광물로 미국은 희토류 수입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미국 간 갈등이 격화할 때마다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해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여러 차례 제기돼왔다.
광물 개발과 관련해 다른 나라도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지난 6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는 중국 산둥골드시그룹이 추진한 호주 광산업체 알토메탈 인수건에 대해 더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승인을 보류했고 산둥골드시그룹은 인수계획을 철회했다. 호주 정부는 올 4월 리튬광산을 소유한 호주 기업 노던미네랄스에 대한 중국 바오강그룹의 인수계획도 퇴짜를 놓은 바 있다. 중국 산둥황금도 캐나다 금광업체 티맥의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야당 등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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