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외교관 자녀에게 사실상의 상한선 없는 학비 지원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김영주 의원이 5일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재외공무원 자녀 학비 지원 현황’을 살펴본 결과, 외교부가 2017~2019년 기간 중 재외공관 주재 외교관 자녀 학비로 지원한 금액은 3,963만2,841달러로 우리돈 463억원에 달했다. 연도별 학비 지원액을 보면 2017년 1,172만 8,904 달러(137억원), 2018년 1,257만 8,427 달러(147억원), 2019년 1,532만 5,510 달러(179억원)였다. 이렇게 학비를 지원받은 자녀는 직원 1,846명의 자녀 2,840명이었다.
무엇보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별표6 자녀학비보조수당 지급표’에 따라 재외공무원 자녀들에 대한 학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규정이 지나치게 느슨한 것으로 파악됐다. 규정에는 재외공무원의 유치원 자녀에게는 ‘1인당 월평균 미화 300달러를 초과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으나, 국제학교에 보낼 경우 제한이 사실상 없었다. 초, 중학생 자녀 학비 기준도 ‘1인당 월평균 미화 7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외교부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초과분의 65%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었다. 고등학생 자녀 학비 역시 ‘1인당 월평균 600달러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외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아 초과액의 65%까지를 지급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사실상 외교관의 초·중·고등학생 자녀 학비 지원에 상한선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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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장 많은 학비가 지원된 사례는 2019년 히로시마 총영사관 외교관의 중학교 1학년(현지 7학년) 자녀의 한 학기 학비로 3만 5,277 달러(4,123만원)가 지원된 경우였다. 같은 공관에 근무하는 외교관의 만 3세 자녀의 같은 해 국제학교 한 학기 학비로 3만3,002 달러(3,857만원)가 지원됐으며, 2018년 휴스턴 총영사관 근무 외교관의 만4세 자녀에게는 국제학교 학비 3만613달러(3,578만원)가 지원됐다. 3년간 자녀에게 2만 달러 이상의 한 학기 학비가 자녀에게 지원된 공관은 히로시마, 휴스턴, 후쿠오카, 홍콩, 호치민, 헝가리, 함부르크, 필리핀 총영사관 근무 외교관 자녀였으며, 이들 공관 근무 외교관 자녀에게는 한 학기당 2만 달러에서 최대 3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재외 공관 외교관의 자녀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비를 일정 수준 국가가 지급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한 학기당 수천만원의 학비를 지원하는 것은 국민의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며 “학비 기본지급액에서 초과분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지원할 수 없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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