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북한군에 총살된 서해 어업지도원 아들의 자필 편지를 접하고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며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진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이 같은 위로의 말을 전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의 답변은 지난 5일 밤 9시께 어업지도원 아들의 편지가 언론에 공개된 지 약 17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나도 마음이 아프다”며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메시지 외에도 숨진 어업지도원의 아들에게 직접 답장을 쓸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만간 편지가 청와대로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주소지로 대통령이 답장을 보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앞서 어업지도원의 아들은 자신의 아버지가 월북했다는 정부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사고 당시 정부의 미온적 태도를 비판했다. 이씨의 아들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혼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8일 수보회의 모두발언에서 “아무리 분단상황이라고 해도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희생자가 어떻게 북한 해역으로 가게 됐는지 경위에 상관없이 유가족들의 상심과 비탄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빈다”고 메시지 보낸 바 있다.
아울러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정부로서는 대단히 송구한 마음으로 정부의 책무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고도 밝혔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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