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은 이상고온과 잦은 가뭄·홍수 등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첩경이다.
특히 배출된 탄소를 줄이는 방편으로 산림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 또한 산림을 통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연구를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산림청은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지난 7월 ‘K-포레스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4대 뉴노멀 전략과 16대 중점과제를 통해 산림의 탄소흡수·감축 기능을 강화해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임을 밝혔다.
효율적인 탄소흡수원인 산림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지만 문제는 효율적인 관리와 활용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국내 산림의 올해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약 4,520만톤에 달하지만 오는 2030년께는 산림의 노령화로 인해 흡수량이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산림자원을 적기에 벌채해 자원으로 활용하는 한편 그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어 산림의 탄소흡수기능이 더 잘 유지하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산림탄소순환체계’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임산업은 지속가능한 산림탄소순환체계를 지켜나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화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와 건설경기 침체 등 다양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국내 목재산업에 불황의 그림자가 점차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실제 입목벌채량이 2018년 546만2,000㎥에서 지난해 518만4,000㎥로 약 5%가량 감소해 임산업 업계가 힘든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연이어 발생하는 대형 산불로 인한 재산·인명피해, 집중호우로 인해 떠내려온 고사목 등에 의한 홍수와 식수원 오염 등의 재해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산림병해충 피해 발생도 더욱 잦아지고 있다. 또 가지류 등 제대로 이용되지 못한 채 산림에 방치된 산림바이오매스자원이 고사목으로 대량 방치되면서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기후변화 완화에 역행하는 결과까지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는 환경관련 법규에서 일부 폐기물로 간주돼 이동 및 이용에 제한이 가해지면서 국가적 자원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산림청과 국립산림과학원 등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연료용 목재칩과 목재펠릿을 제조함으로써 석탄 등 화석연료의 사용을 대신해 활용 폭을 확대하고 있다. 산림기술연구소에 따르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가 2018년 기준 연간 약 350만㎥ 누적 발생했고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약 400만㎥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산림청은 이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관련 고시를 통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재생에너지로서의 활용 근거를 마련했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를 부여함으로써 산업화의 물꼬를 텄다.
산림바이오매스의 주요 소비처인 발전공기업까지 바이오매스 수입을 억제하고 국산 이용을 확대하면서 국산 산림바이오매스의 이용이 지난해 9%로 증가했다. 반대로 목재펠릿의 수입량은 2018년 301만톤에서 지난해 256만톤으로 15% 감소되는 효과가 즉각 나타났다. 산림청은 현재 연간 약 40만톤에 불과한 국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목재펠릿의 국내 생산량이 내년에는 약 80만톤으로 성장하고 2023년이 되면 최소 100만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림청은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활용은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가 ‘2030 생물다양성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바이오에너지는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에 맞서는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면서 잔존물을 기반으로 한 연료사용 촉진을 언급한 것과 정책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임영석 산림청 목재산업과장은 “산불 피해목, 수확·수종 갱신, 병충해 피해목 등 산지 등에 버려지거나 방치된 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자원을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정의한데 이어 목재펠릿과 목재칩의 품질기준을 개정해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의 전략적 에너지 자원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 활용을 확대하는 등 기후변화시대 에너지 안보를 위한 관련 산업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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